검찰 고위직 간부를 지낸 변호사들이 소속 변호사회 허가 없이 대기업 사외이사로 활동해온 사실이 적발됐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는 22일 전직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대검 차장검사 등 검찰 고위직 출신 대기업 사외이사들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호사법 제38조 제2항은 변호사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의 이사를 맡으려면 소속 지방변호사회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허가를 받지 않고 이사가 됐다면 변호사법상 겸직 제한 규정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는 게 변회 입장이다.
변호사법 위반 여부 검토 대상에는 △삼성전자 송광수(66) 전 검찰총장 △CJ 김성호(66) 전 법무부장관 △기아자동차 이귀남(65) 전 법무부장관 △NH농협금융지주 김준규(61) 전 검찰총장 △롯데쇼핑 이재원(58) 서울동부지검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변회는 이달 중으로 자문기구인 조사위원회를 꾸려 사실관계를 우선 파악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징계수위가 어느 정도로 이뤄질 지는 알 수 없다. 아직까지 허가를 먼저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업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변호사를 징계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검찰 출신 사외이사로 한정해 징계를 검토할 경우 형평성 논란이 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 변호사의 70% 이상(1만 8000여명)이 서울변회 소속이다. 기업 사외이사 겸직을 하고 있는 회원이 얼마나 있는지 전수조사를 벌인다면 법원 고위직 출신 등도 여럿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