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자의 공약 검증이나 정책 대결의 모습이 실종돼 자칫 이번 선거가 인기투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19대 총선 때도 ‘정책 없는 선거’라는 비판이 나오기는 했다. 하지만 이번만큼 정책 경쟁이 부재한 선거는 없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더 높다. 그만큼 여야가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얘기다.
19대 총선에서는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가 화두였다. 각당은 이같은 아젠다를 놓고 뜨거운 정책대결을 펼쳤다. 무상급식 등을 둘러싼 성장과 분배 정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 치열한 공방이 오갔었다.
그런데 20대 총선에는 이같은 공방이 보이지 않는다. 여야는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 몇몇 일자리 공약만 내놓을 뿐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정책을 위한 진지한 고민은 없고 오로지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갈등만 벌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슈가 없는 건 아니다. 현재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위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 청년실업률 장기화 등 정치권이 다뤄야할 이슈가 산재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국민의 안위 보다 자기정치에만 열중하고 있다.
그렇다고 여야가 공약을 발표하지 않는 건 아니다. 양당 정책위원회는 이따금씩 분야별 공약을 내고 있다. 하지만 설익은 아이디어만 나열하고 있다.
오는 24일과 25일 양일 간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고 31일부터 선거운동이 개시된다. 약 2주간 뜨거운 선거운동이 펼쳐질 예정이지만 결국 인물만 보는, 인물만 볼 수밖에 없는 인기투표 식 선거가 치러지게 생겼다는 우려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