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손보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협회는 13년째 같은 자동차보험료 산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가 특정 정보를 기입하면 각 손해보험사의 자동차 보험료를 추산할 수 있는 서비스다.
문제는 손보협회가 시장 상황 변화에도 10년이 넘도록 기입 항목을 개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손보협회 자동차 보험료 시스템은 보험 유형(개인용, 업무용, 법인용, 이륜차), 차종, 가입연령, 연령특약, 운전자범위, 성별, 전담보 가입여부 등 7가지를 선택하면 대면상품, 전화가입(TM)상품, 온라인가입(CM)상품의 보험료를 책정하도록 구축됐다.
그러나 실제 소비자들이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때는 7~10가지 기본사항과 20가지가 넘는 특약을 선택해야 한다.
이와 비교했을 때 협회 시스템에서 취합하는 정보의 수준은 대단히 제한적이다. 그렇다보니 협회에서 산출한 자동차 보험료와 실제 보험사에서 제시하는 보험료 사이에는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보 제공 범위가 제한적인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 때문에 소비자가 잘못된 정보를 얻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동차 보험비교 시스템이 부실한 관리 때문에 정보 전달의 기능조차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는 셈이다. 더군다나 정부가 작년 11월부터 시행한 온라인 보험 비교사이트 ‘보험다모아’에 밀려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보험다모아’ 시스템 개발에 몰입하다 보니 협회가 자동차 보험료 시스템 개선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료 비교 시스템을 업데이트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보다는 보험다모아로 시스템을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10년이 넘었다고 하지만 협회시스템이 부족한 정보를 바탕으로 보험료를 책정하다 보니 실제 고객들이 선택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보험다모아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만큼 자동차 보험료 비교 시스템은 지금 수준에서 운영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폐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