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거제를 40분 거리로 연결하는 ‘거가대로’는 경남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에서 부산시 강서구 천성동 가덕도까지 총 8.2km 구간을 연결하는 대규모 공사였다. 2004년 12월 첫 삽을 떠 2010년 12월까지 총 72개월만에 마무리 됐고, 사업비 2조3000억원, 투입된 총 공사비만 2조원에 육박한다.
거가대로는 크게 사장교 구간인 거가대교와, 침매터널 구간인 가덕해저터널 두 구간으로 나뉜다.
함체 1개는 길이만 180m, 높이 9.97m, 너비 26.5m의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로 22.5m의 콘크리트 조각 8개가 모여 만들어진다. 무게만 4만5000∼5만 톤에 달한다. 함체를 세우면 약 64층 아파트 높이에 이르고, 사용된 콘크리트는 102㎡형 아파트 460가구를 지어낼 수 있는 양이다. 특히 하나의 함체를 구성하는 8개의 콘크리트 조각 중 한 조각을 만들기 위해서는 28시간 동안 쉬지 않고 콘크리트를 타설해야 하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함체는 바다로 예인돼 안정제작장 앞바다 계류장에서 함체를 연결하는 작업을 거친 뒤 부산 가덕도 침매터널 구간으로 옮겨져 바다 속으로 가라앉게 된다. 이같은 과정을 18번 반복해 3.7km 길이의 세계 최대 규모의 해저 침매터널이 탄생했다.
거대한 함체들을 깊은 수심에서 4cm 이내의 오차 범위로 연결시켜야 하는 초정밀 시공인 만큼 기상 상황도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회사 측은 침매터널이 들어서는 지역의 지난 50년 간의 기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상예보시스템을 적용, 해상 상황을 꼼꼼하게 내다봤다.
100년 이상을 견딜 수 있는 안전설계도 꼼꼼하게 적용됐다. 1000년 빈도의 파랑조건, 지진하중, 난파선박에 의한 충돌 조건 등이 설계에 반영됐고, 감시 제어 데이터 수집시스템인 SCADA와 지능형 교통 시스템 ITS 등으로 사용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해 완벽하게 대비했다.
특히 높은 수압, 지진, 선박충돌 등 극한 상황에 대비한 설계는 물론 화재가 발생할 경우 안전한 대피가 가능하도록 중앙 비상통로용 방화문이 90m 간격으로 설치돼 있다.
대우건설은 현재 세계 최장, 국내 최초의 해저침매터널과 관련해 다수의 세계 기록과 국제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180m에 이르는 세계 최대 침매 함체 길이, 48m 수심에서의 시공, 내해가 아닌 외해 지역에서의 공사, 약한 해저지반 위에 건설된 최초 침매터널 등 5가지의 세계기록이다. 침매함체 연결시 압축공기 이용과 기초자갈 포설장비, 함체 위치 정밀 조정장비 등 3가지 특허도 보유 중이다.
당시 사장교 현장소장이었던 임현칠 상무는 “국내에 처음 시공되는 케이슨 기초 해상운반이나 해외에서도 시공경험이 거의 없는 심해 수중그라우팅 등의 시공법을 처음 시도하는데 따른 리스크를 안고 작업한 것이 공사를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사장교 현장은 시뮬레이션 검토 등 철저한 사전검토 작업을 거칠 수 밖에 없었다고 임 상무는 설명했다.
또 거가대교는 선박이 충돌하거나 순간최대 78m/sec 바람에 저항할 수 있는 설계를 갖추고 있다. 역대 최대 태풍으로 알려진 ‘매미’의 경우 순간최대풍속이 52m/s이었다. 해상 106m 높이에서 부는 돌풍의 흔들림도 잡아주는 특수 제진 설비도 주탑에 적용됐다. 사장교의 외관과 디자인은 인간, 자연, 기술을 잇는 고리로 두 손을 모으고 이를 기원하는 모습을 형상화 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히 거제도의 아름다운 자연미와 부산의 문화적 요소를 반영해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국내 최초로 곡선 다이아몬드형의 아름다운 교량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당시 거가대로 시공 책임자였던 대우건설 양보현 상무는 “거가대로를 통해 부산, 거제 여수, 목포에 이르는 남해안 관광 인프라가 구축되어 영ㆍ호남권 연계발전이 촉진됐다”며 “특히 이번에 국내 최초로 시공된 침매터널은 외해의 수심 48m 심해에 건설된 세계 최초의 침매터널로, 대우건설의 기술력이 세계 일류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