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애로 현장해결반 ‘산단 카라반’ 통했다...중기 환율 컨설턴트 도입 ‘성과’

입력 2016-03-2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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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시화산단 수출간담회…은퇴 뱅커가 환율리스크 직접 컨설팅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3일 오전 경기도 안산 인터블고호텔에서 수출관련 각종 건의사항 및 애로사항 논의하기 위해 '반월시화산단 입주기업 CEO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3일 오전 경기도 안산 인터블고호텔에서 수출관련 각종 건의사항 및 애로사항 논의하기 위해 '반월시화산단 입주기업 CEO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인력·금융지원 부족, 환율 리스크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을 직접 찾아가 애로사항을 즉시 해결해주는 수출 카라반’ 프로젝트가 첫 성과를 거뒀다.

해외전시회 참가와 지사화에 대한 지원을 늘려달라는 기업들 요구에 정부가 지원 금액을 두 배 늘린다. 안정한 환율변동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선 금융권 퇴직자들을 재교육해 환율리스크를 직접 컨설팅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3일 오전 ‘산업단지 수출카라반’ 행사의 첫 방문지로 경기도 안산 인터불고호텔을 찾아 반월시화 산단에 입주한 내수ㆍ수출초보 중소기업 13곳과 간담회를 가졌다.

반월시화산단은 국내 최대 중소기업 전용단지임에도 수출기업 비중이 5곳 중 1곳에 그치고 있어 간담회는 내수기업을 수출 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주 장관은 이날부터 1박 2일간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김영학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강남훈 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등 수출 유관ㆍ금융 기관장들과 반전국 대표 산단 4곳을 방문하는 산단 수출 카라반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수출 카라반은 자리에 앉아서 기업의 수출지원 요청을 기다리지 않고 정부와 수출유관기관, 금융기관이 합동으로 수출기업이 밀집된 지역을 찾아가 수출 활성화 방안을 찾는 정책 서비스 활동이다. 낙타를 타고 사막을 오가며 변화하는 사막의 지형과 도적떼의 위험을 딛고 교역을 하던 대상(隊商) ‘카라반’처럼 도전정신을 갖고 정부 차원에서 적인 수출 지원에 나서 역대 최장인 14개월 연속 수출 감소라는 최악의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입주기업들은 간담회에서 해외 진출을 가로막는 인력 및 금융 지원 미비, 환율 불안 등의 애로사항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기계부품을 생산하는 입주기업 A사 관계자는 “중소 기업은 해외진출을 위해 자사 제품을 소개하는 전시회를 많이 활용하는 데 실제 해외 업체와의 소통과 사후관리에 어려움이 따른다”며 “좀 더 쉽게 전시회에 대한 사전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함정오 코트라 부사장은 “전시회에 개별적으로 참가하는 기업에게도 최대 700만원을 지원해주고 있다”면서 “해외전시회 관련 인력을 대폭 보강하고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를 돕는 전문위원도 65명에서 추가로 100명 더 배치해 사후관리도 원활히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변압기 제조설비 업체 B사의 관계자는 “최근 이란시장 등에 진출하기 위해 코트라의 지사화 사업에 문을 두드렸지만 비주력 특수업종인 탓에 기업 수요에 비해 지원규모가 적어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함 부사장은 “올해 지사화 사업 대상을 대폭 늘리는 방향으로 사업을 개편하겠다”고 약속했다.

수출보험에 대한 지원을 늘려달라는 요구도 적잖았다. 철강제조업체 C사 대표는 “기술성과 시장성이 충분하더라도 수출실적이 없어 무역보험 지원을 못받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기계부품을 생산하는 D사 관계자는 “수출보험을 가입하면 수출대금의 1.12%정도를 보험료로 내야 해 금전적 담이 크다”면서 “중소기업들의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험료를 할인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김영학 무보 사장은 “중소중견기업 무역보험 할인율이 기존 30% 수준에서 올해부터는 최대 50%까지 대폭 확대됐으니 수출보험을 적극 활용해 달라”면서 “특히 중기에 대해서는 해외사업자들의 신용조사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화 강세 등 환율 불안 움직임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기업들의 토로도 이어졌다. 기계부품 업체 E사 대표는 “보통 해외 거래체로부터 출대금을 받기까지 6개월에서 1년정도가 필요해 정확한 환율정보가 절실하다”면서 “정책기관과 율리스크를 논의할 수 있는 통로를 넓혀달라”고 요청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기업은행 본사에 전문컨설턴트가 있어 기업이 요청하면 찾아가는 환율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현재 1년에 100곳 정도를 찾아가는데 올해는 더 늘릴 계획이다. 상담을 신청해달라”고 말했다.

우수한 인력 부족도 중소 수출기업들에겐 큰 걱정거리였다. 유압브레이커 제조업체 F사 대표는 “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 프로그램에 직원들 보내니 잘 배우고 오더라”면서 “중소기업은 인력 사정 등으로 교육기관을 직접 찾기 어려운 만큼 산단 내에서 무역아카데미 같은 프로그램 운영하면 신입사원 교육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에 중기청과 중진공, 무협 등 유관기관들은 지방중기청 중심으로 유관기관 합동의 상시적인 수출지원서비스 추진하고 중기청을 중심으로 방문ㆍ온라인 교육을 활성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주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제기된 애로사항 중 개선이 시급한 사안에 대해 ‘즉시 해결’한다는 원칙을 실천했다. 수출애로를 주저 없이 제로스톱(ZERO STOP)으로 해결한다는 수출 카라반의 취지에 맞는 대응책을 곧바로 마련한 것이다.

가장 큰 성과는 금융권 은퇴자들을 재교육해 환율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환율 관리 컨설턴트로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주 장관은 “기업은행의 비슷한 사례를 참고해 간담회 현장에서 이 같은 방안이 결정했다”며 “금융권의 유능한 퇴직인력들이 수출 기업을 찾아 리스크 관리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력 문제에 대해서는 “전문교육 과정인 마이스터고나 특성화고를 졸업한 인근 지역 학생들을 산업단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산단의 노후화된 환경 등을 개선해 젊은이들이 일할 만한 곳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와 기관들은 해외전시화나 지사화 서비스 등 기업들의 수요가 높은 사업에 대한 지원은 2배 늘리기로 했다. 간담회에서의 나온 현장 요구대로 당장 이란 테헤란무역관 지사화 담당직원의 증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업수요가 높은 지역 중심으로 지사화 사업 대상기업도 2800개사에서 5000개사로 확대한다. 코트라가 실시중인 지사화사업은 해외무역관이 기업의 해외지사 역할을 맡아 시장조사, 해외바이어 및 거래선 발굴, 계약 등의 활동을 종합적으로 지원·관리해주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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