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브뤼셀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한 범인 4명 중 2명은 형제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벨기에 연방검찰은 자벤템 공항에서 자폭테러로 죽은 두 사람 중 한 명인 이브라힘 엘바크라위(29)와 유럽연합(EU) 본부에서 가까운 말베이크 지하철역에서 폭탄을 터뜨려 숨진 칼리드(27)가 형제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공항에서 죽은 테러범 중 한 명도 DNA 검사를 통해 나짐 라크라위(24)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인물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테러와도 연관이 있다고 벨기에 경찰은 밝혔다.
벨기에 수사당국은 현재 테러범 4명 중 공항 CCTV에 찍힌 마지막 1명의 행방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테러 당시 모자를 쓰고 흰색 자켓을 입고 있었으며 짐수레를 끌고 있었다. 그는 폭탄이 터지지 않자 도주했다고 FT는 전했다.
이들 범인의 신원은 벨기에 브뤼셀과 파리에서 이뤄진 테러 공격 배후에 같은 조직이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FT는 전했다. 칼리드는 브뤼셀에서 집을 임대한 적이 있는데 이 곳은 파리 테러 주범인 살라 압데슬람이 잡히기 전 숨었던 곳이다. 또 라크라위가 살던 아파트는 파리 테러범들이 공격 전에 머물렀다.
수니파 급진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벨기에 테러가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 정보기관의 대테러 전담기구 수장을 역임했던 루이 카프리오리는 “유럽에서 이런 규모의 테러 네트워크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법 집행기관이 프랑스와 벨기에 이민공동체에 뿌리를 내린 테러 조직들을 규명하는데 실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테러범 형제는 벨기에 경찰이 이번 사건 전에 얼마나 테러 조직을 파악하고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고 FT는 전했다. 두 형제 중 이브라힘은 지난 2010년 환전소에서 돈을 훔치고 도주하던 중 경찰관을 총으로 쏴서 9년형을, 칼리드는 2011년 자동차 강탈 혐의로 5년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한편 벨기에 연방검찰은 이번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31명에 이르고 부상자는 270명이라고 공식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