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엔 인수’ 카카오, 승자의 저주 피하기 안간힘

입력 2016-03-24 10:06 수정 2016-03-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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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대기업 집단 지정을 목전에 둔 카카오가 ‘승자의 저주’를 피하고자 유동성 확보 총력전에 돌입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일 700억원 규모의 3년 만기 사모채권을 발행했다. 연리 2.08%로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인수했다. 카카오는 다음달 2000억원 규모의 공모채권도 발행할 예정이다.

주관사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는 다음달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부 자금을 사모 형태로 조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도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카카오에 각각 4000억원씩 총 8000억원을 브리지론 형태로 대여했다. 브리지론은 통상 6개월 안에 상환하는 조건이 붙은 대출로 급히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때 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카카오가 유동성 확보에 비상등을 켠 상황임을 보여준다.

카카오는 회사채 발행뿐 아니라 자산매각 등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을 동원해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브리지론을 상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의 이러한 노력에는 대기업집단 지정을 앞둔 불안감이 일부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승자의 저주’를 피하려 미리 준비에 나섰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4월 1일을 기준으로 직전 사업연도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카카오의 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3조1884억원이지만 로엔 인수 후 3627억원이 추가됐다. 여기에 40여개 계열사 보유 자산을 더하면 전체 자산규모는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상호출자, 신규 순환출자, 상호 채무보증, 일감 몰아주기 등이 제한되며 규제 수준이 대폭 강화된다.

또 카카오가 현재 추진 중인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과 관련해 ‘은산분리’ 규제에도 놓이게 된다. 국회에 계류 중인 은행법 개정안(새누리당 김용태 의원 발의)이 통과되지 않으면 50% 수준까지 지분 참여가 불가능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1조9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에 로엔을 인수하면서 유동성 위기론이 불거졌지만 최근 금융기관 단기 차입으로 일단 급한 불은 끈 상태”라며 “다소 무리한 투자에 따른 효과가 따라줘야 하는 상황인데 대기업집단 지정으로 규제 수준이 강화되면 전과 같은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장중 매매동향은 잠정치이므로 실제 매매동향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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