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마지막 남은 대형 매물인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이 25일 진행된다.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나란히 고배를 마신 KB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의 2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결국 가격 조건과 자금조달 능력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그동안 가격 산정에 다소 보수적이었던 KB금융지주 대신, 이번 인수전에 사활을 건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의 베팅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현대증권 인수 가격을 확정한 뒤 본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보수적 성향의 사외이사들이 실사 이후 현대증권의 가격을 얼마나 높게 쳐줄지는 미지수다.
한국금융지주는 김남구 부회장이 이번 인수전을 직접 진두지휘할 정도로 의지가 강하다. 실상 현대증권 인수는 대우증권을 미래에셋에 뺏긴 이후 자기자본을 불려 초대형 증권사로 마지막 관문이다. 현재 3조2000억원 규모의 자기자본을 지닌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증권 인수 성공 시 단숨에 7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증권사로 거듭날 수 있다.
다만 현대그룹이 이번 우선협상자 선정 1순위 조건을 가격이라고 강조하면서, 홍콩계 사모펀드(PE)인 액티스 등이 다크호스로 떠 오를 수 있다는 시각이다.
투자은행(IB)업계 고위 관계자는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액티스가 자금이 워낙 풍부한데다,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을 거친 김문수 액티스캐피탈 아시아 본부장이 이번 인수전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안다”며 “오로지 가격이 제1 조건이라면 액티스를 비롯해 미래에셋을 전략적 투자자(SI)로 유치하는데 실패했지만 LK파트너스나 지난 인수전에 아폴로를 유치한 파인스트리트의 행보도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상선과 매각주관사인 EY한영은 25일 오후 6시까지 본입찰 서류를 접수한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오는 28일 현대엘리베이터가 제시한 인수하한가 개봉과 함께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우선매수권 청구권 기준가격 결정했고, 주관사는 이를 밀봉해 대여금고에 보관했다. 채권단과 현대상선은 오는 6월 말까지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