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에 이어 20대 총선에도 경제민주화가 이슈로 등장했다. 2012년 새누리당이 선점했던 경제이슈를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이 가져왔다. 이에 여당은 ‘경제 활성화’ 카드로 맞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새누리당 정권창출에 앞장섰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중심으로 경제심판론과 경제민주화를 선거전의 양대 화두로 제시하며 총선체제 닻을 올렸다. 이에 질세라 새누리당은 김대중(DJ) 정부 시절 ‘정책 브레인’으로 통했던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을 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 임명했다.
우파 색채가 짙었던 김 대표는 야당으로, 야당의 경제정책을 입안했던 강 전 장관은 여당으로 적을 옮겨 총선을 진두지휘하게 된 점이 주목된다. 경제성장 해법을 둘러싼 접전이 예상된다.
두 사람은 경제성장 방법론 등에서 이견을 보이ㅏㄴ다. 김 대표는 재벌개혁을 통한 중소기업 육성을 주창하는 반면, 강 전 장관은 대기업 성장엔진이 꺼지면 모두 공멸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복지 방법론도 마찬가지다. 김 대표는 공공임대주택 확충, 기초연금 인상, 가계부채 해소 등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해 경제·산업 성장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강 전 장관은 단계적·선별적 복지를 통해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세 정책에서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법인세율 원상회복 등 조세부담률을 현행보다 2~3%포인트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강 전 장관은 기업 투자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검토해야 한다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야의 공약들이 근거 없는 선심성 공약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사회적 합의나 구체적인 예산 확보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서다. 여야가 경제이슈 선점을 위한 ‘프레임전쟁’에 돌입했을 뿐 정책을 위한 진지한 고민이 엿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