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파리협정’ 체결 이후 신에너지(녹색) 경영이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는 전세계 196개국이 2020년 이후의 새로운 기후변화 대책인 파리협정을 채택했다. 2100년까지 지구의 온도를 산업화 이전 온도와 비교해 섭씨2도 이내로 낮게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섭씨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규정했다.
또 196개 회원국 모두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출할 것을 의무화했다. 그리고 2020년 이후 5년마다 그동안의 기후변화 대응기술의 발전과 각국의 능력을 감안해 목표를 수정해서 제출하되 이전에 제출된 목표보다 진전된 목표를 제시토록 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파리 기후변화협약 총회 기조연설에서 “2030년까지 에너지신산업을 100조원 규모로 키우고 일자리 50만개를 창출하겠다”며 기후변화대응 노력을 재천명했다. 정부도 2020년 이후 적용될 ‘신기후체제’에 대응해 올해 안으로 온실가스 감축목표 로드맵을 제시하기로 했다.
이 같은 일련의 변화는 화석연료 기반의 산업구조를 이룬 한국의 산업계에도 상당한 변화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산업계는 서비스 중심의 선진국과 달리 제조업 중심의 수출구조에 놓여 있는 한국기업이 심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그럼에도 산업계는 ‘신기후체제’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보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최근 수년 간 국내 주요그룹들이 신에너지 경영에 힘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산업계가 신에너지 경영에 적극 대응하기 시작한 시점은 2009년부터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국가 비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제시하고 이듬해인 2009년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주목받았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도 신에너지 정책의 틀이 이어지면서 주요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신에너지 경영이 탄력이 붙었다.
최근들어 주요 기업들이 친환경 분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배경이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는 탄소 배출량 감축 노력을 인정받아 친환경 분야의 권위 있는 상을 수상했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출시한‘아이오닉(IONIQ)’도 탄소 배출이 전혀없는 친환경 자동차로 주목받고 있다. SK그룹이 올해 초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글로벌성장위원회에 ‘에너지 신사업 추진단’을 설립한 것도 같은 배경이다. LG그룹과 한화그룹도 미래 에너지 사업으로 주목받는 태양광 사업에 적극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정부가 1995년부터 제도를 명문화시킨 녹색기업(구 환경친화기업)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179개사이다. 업종별로는 한화나 LG화학, 금호석유화학 등 석유화학업종이 많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업종, CJ제일제당, OB맥주 등 식음료, 현대자동차, 볼보코리아 등 자동차업종 등 다양한 업종이 녹색기업으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