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을 선별하여 핵심 문장을 뽑고 이에 간단한 해설을 더한 책이 나카지마 다카시(中島孝志)의 ‘리더의 그릇’(다산3.0)이다. 인물론과 인간학에 관한 이 책은 크게 1부 내편과 2부 외편, 모두 17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짧은 시간 안에 삶과 경영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돕는 명문들을 만나는 행운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여곤은 인물을 세 부류로 나누었다. “일류는 마음이 깊고 무게가 있는 자, 이류는 세상사에 집착하지 않고 큰 기량을 지닌 자, 삼류는 머리가 좋고 재능이 뛰어나며 달변가이다.” 삼류는 재능은 있지만 덕이 없는 ‘소인배’ 같은 부류의 인간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난세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흥미롭게도 정치판에서는 대인보다 소인을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나라 꼴이 엉망이고 대수술을 감행해야 할 때야말로 대인배보다 소인배들이 활약할 기회이다.” 또한 저자는 난세에 일어나는 또 하나의 현상에 대해 말한다. “지혜와 재능이 있는 사람은 여곤이 말한 삼류의 자질, 즉 머리가 좋고 재능이 뛰어난 달변가를 절대 따르지 않는다.”
어려운 시대일수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여곤은 마음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에 대해 분명하게 말한다. “집중력을 상실하면 보는 것, 듣는 것 모두가 허망해진다. 또한 한 가지 일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다른 일을 원활히 처리할 수 없다.” 저자는 여곤이 말하는 ‘집중력’을 “마음의 매듭을 잘 묶는 능력”이라고 말하면서 “집중력이 사라지면 어떻게 되겠는가. 정신이 산만해져 잘할 수 있는 일을 할 때조차도 실수를 하게 되고, 조직은 마치 모래로 쌓은 성처럼 위태로워진다.” 여곤은 또 집중력을 상실할 때 발생하는 위험을 경고한다. “국가의 존망, 자신의 미래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달려 있다. 마음을 다스리다 보면 매사에 신중히 처신하게 된다. 정신을 집중하지 못하면 아무래도 대충하게 된다. 대충하다 보면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 동서고금의 성현들이 두려워한 게 바로 이러한 진리다. 신세를 망치는 모든 원인은 여기에 있다.”
욕망을 부추기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욕망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여곤의 조언은 이렇다. “욕망을 다스리는 행위는 ‘물의 흐름과 반대로 노를 젖는 행위’와 같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눈 깜짝할 사이에 떠밀려간다. 따라서 훌륭한 인물은 늘 마음을 가다듬고 일에 임한다.”
일을 처리하는 지혜에 대한 여곤의 조언도 귀담아들어 둘 만하다. “가장 곤란한 일부터 처리하는 것, 그리고 이득을 뒤로 돌리는 것, 이것이야말로 덕을 완성하고 공을 달성하는 요령이다. 이런 태도를 견지한다면 아무리 비난을 받아도 결코 동요되지 않으리라.” 힘든 일을 자꾸만 뒤로 미루는 것이 인지상정이고 이 때문에 곤란한 처지에 놓이는 사람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어려운 일에 매듭을 짓고 나면 그밖의 일은 일사천리로 처리되게 마련이다. 어느 문장 하나도 버릴 수 없을 정도로 주옥같은 문장들로 구성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