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직원 가짜 보톡스 수천개 제조 판매…국과수ㆍ식약처 성분분석 불가?

입력 2016-03-28 12:23 수정 2016-03-28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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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보톡스를 제조해 판매한 제약사 영업사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이 없음. (뉴시스)
▲가짜 보톡스를 제조해 판매한 제약사 영업사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이 없음. (뉴시스)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가짜 보톡스를 제조ㆍ판매해 경찰에 입건됐다. 그러나 정작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짜 보톡스의 성분 검사가 불가능하거나 유해성을 입증하지 못해 논란을 예고했다.

28일 관련업계와 서울 영등포경찰 등에 따르면 주름 개선 등 미용치료 용도로 자주 사용하는 보톡스를 가짜로 만들어 시중에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전날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제약회사 영업사원 홍모(31)씨를 구속하고 김모(32)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홍씨 등은 지난달 29일 영등포구에 제조공장을 차려 만든 가짜 보톡스 3천500개 중 800개를 인터넷을 통해 만난 A(40)씨에게 4480만원에 판매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전문 의약품인 미백제를 위조한 포장재에 넣어 보톡스로 속여 판매했다. 홍씨는 진품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게 종이 포장재와 라벨을 위조했다. 제품이 담기는 유리병을 닫는 고무 뚜껑은 국내에서 구할 수 없어 미국에서 따로 수입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들은 밀폐 시설이 아닌 불결한 공장을 제조공장으로 개조해 가짜 보톡스를 1개씩 생산했다. 소독되지 않은 유리병에 미백제를 넣고 증류수를 떨어뜨린 뒤 제조자가 입김으로 불어 완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제조 공장 압수 과정에서 1개씩 제작하던 가짜 보톡스를 한 번에 100개씩 대량 생산하려고 들여놓은 설비를 발견했다. 전체 생산량은 1만개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가짜 보톡스에 구체적으로 보톡스 성분이 담겨있는지, 인체 유해성은 얼마만큼 포함이 됐는지 확인하지 못해 향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경찰은 가짜 보톡스 성분 분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그러나 국과수는 보톡스의 원료인 보툴리눔 독소를 검사할 수 있는 장비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경찰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분석을 의뢰했다. 식약처의 경우 보톡스의 원료인 보툴리눔 독소 함유 여부를 검사할 수는 있었지만 독소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인체 유해성이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허가받지 않은 의약품에 혐의의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가짜 보톡스가 널리 퍼지면 국민 보건에 치명적인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감정 시스템 등 체계적인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진품으로 알았던 A씨는 가짜라는 사실을 알고 이를 따졌지만 홍씨는 미리 준비한 전기충격기를 발사하고 A씨의 얼굴을 수차례 때렸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홍씨에게 특수상해 혐의를 포함해 구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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