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땅값 비싼 역세권에 청년 임대주택?

입력 2016-03-29 11:34 수정 2016-03-3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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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박원순 시장이 청년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역세권 청년임대주택 공급 정책이 표심을 얻기 위한 이벤트성 정책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5일 역세권 규제를 풀어 청년층에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역세권 2030청년주택’정책을 발표했다.

시는 3년간 한시적으로 역세권 지역 고밀도 개발을 허용, 용도지역 상향과 규제완화 등을 지원함으로써 민간 사업자가 준공공임대주택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주거면적의 100%는 준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되 이중 10%~25%는 전용면적 45㎡ 이하의 소형 공공임대주택으로 청년층에 공급된다.

특히 25일 진행된 기자설명회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브리핑을 하며 청년주택 공급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 공공부지 부족과 비용 한계 등의 문제점으로 많은 고민을 한 끝에 혁신적인 방안을 강구, 민간사업자와 역세권을 결합시켜 역세권 2030청년주택 공급사업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주도가 아닌 민간이 땅값이 비싼 역세권을 개발해 주택을 공급하는 만큼 임대료 상승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시범지역으로 채택된 충정로역에서 직선거리 120m에 위치한 도시형생활주택 전용면적 19㎡ 원룸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68만원이다. 보증금이 100만원대의 원룸은 100만원 이상의 월세를 내야한다. 시세보다 60~80% 저렴한 가격에 공급된다고 해도 40만원을 넘어선다.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충정로 일대 주민 역시 반응이 미지근하다. 과거에도 역세권 일대 용적률 상향을 통해 시프트 공급 정책이 추진됐지만 무산됐기 때문이다.

충정로역 인근에서 10여 년간 공인중개업을 한 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난 2010년에도 충정로역 역세권 일대에 용적률을 500% 가까이 상향해 시프트를 공급하도록 하겠다는 정책을 내놓고 설명회 등을 했었지만 결국 무산됐다”며 “선거철 마다 역세권 개발 계획이 나오지만 이 지역 일대는 이미 재개발된 지역이기 때문에 한 필지당 토지주들이 많아 개발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충정로역 근처에 있는 상가지역도 주택지역과 인접해있어 용적률을 상향시켜도 사업성이 나오기가 어렵다”며 “청년층 표심 잡기 위한 이벤트성 정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 충정로역 인근 한 필지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토지주가 한명 뿐이기 때문에 사업 진행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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