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가 선택한 GS엔텍, M&A 실패 사례되나?… 자본잠식에 연쇄 수혈 나선 GS그룹

입력 2016-03-30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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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 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대규모 자금 이동 흐름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GS글로벌이 자회사 GS엔텍에 대해 자금 수혈에 나선 가운데 그룹 지주사인 ㈜GS가 GS엔텍 발 재무 부담을 덜어주고자 GS글로벌의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했다.

GS글로벌은 29일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2112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예정발행가는 3520원이며 오는 5월 27일 확정된다. 우리사주조합에 10%가 우선 배정되며 1주당 신주배정주식수는 2.4005119주이다.

이번 유증에는 ㈜GS도 1000억원 규모로 참여한다. ㈜GS는 유증 확정 발행가에 따라 ㈜GS 주주배정분이 1000억원 미만이 되면 총 출자금액 합계액이 1000억원 상당이 될 때까지 실권주 일반 공모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GS글로벌은 자회사인 GS엔텍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1000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또 GS엔텍을 채무자, 수출입은행을 채권자로 270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에도 나섰다. 이에 따라 GS엔텍 채무에 대한 보증 잔액은 4150억원으로 늘었다.

결국 모회사인 ㈜GS가 자회사 GS글로벌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GS글로벌은 ㈜GS의 손자회사인 GS엔텍에 자금을 수혈한 셈이다. GS그룹 내 연쇄적인 자금 이동은 GS엔텍의 부실과 고금리 우선주 발행에 기인한다.

GS엔텍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타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2010년 인수한 석유화학·발전 등 플랜트설비 제조업체다. 허 회장은 GS엔텍 인수 이후 울산 공장을 두 차례 방문하는 등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 GS그룹은 GS엔텍에 대해 이번 유증에 앞서 재무적투자자(FI)를 비롯해 직접적인 추가 지원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GS그룹의 지원에도 GS엔텍은 허 회장의 기대에 한참 모자라다. 인수 당시 300억원에 육박했던 영업손실은 점차 규모를 줄여 2014년 20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과도한 외부차입에 따른 150억원 가량의 이자비용에 순손실이 누적되면서 GS엔텍은 작년 말 기준 일부 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더군다나 GS그룹은 GS엔텍에 FI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기업공개(IPO)를 전제조건으로 풋백옵션 상환을 약속했다. 우리은행과 도미누스사모투자펀드 등에 GS엔텍이 2017년까지 상장하지 못하면 최대 연복리 7.5%의 원리금을 GS글로벌이 책임지도록 했다.

이와 관련 신용평가업계는 이번 유상증자와 함께 풋백옵션 행사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GS글로벌이 GS엔텍으로 인해 재무적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GS글로벌은 작년 연결 기준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의존도가 각각 295.0%, 36.7%로 안정성은 보통 수준으로 평가되나, 유상증자에 따른 지분율 확대로 GS엔텍이 GS글로벌의 연결대상에 포함되면 재무위험 변동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나이스신용평가는 28일 GS글로벌의 장기 신용등급을 A-로 유지했으나 등급전망은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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