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롯데·해태 등 국내 제과업체 3사가 기존 초코맛 파이에 새로운 맛을 첨가한 ‘맛파이’로 시장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 7일 선보인 ‘초코파이 바나나’가 시장에 나오는 즉시 판매되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어 4월 중 생산라인을 추가로 늘리기로 했다. 롯데는 오리온이 초코파이 바나나맛을 출시한 즈음에 ‘몽쉘 바나나’를 내놓았다. 해태도 지난해 출시한 ‘오예스 알밤’이 소비자들에게 다시 주목을 받으면서 맛파이 싸움에 가세했다.
오리온은 1974년 초코파이가 출시된 지 42년 만에 처음으로 초코파이 바나나를 내놓았다. 20년 이상 초코파이만 만들어 온 팀을 중심으로 10여명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3년여간 연구 개발한 끝에 완성한 제품이다. 오리온이 맛파이 개발에 심혈을 기울인 이유는 고전하는 국내 시장을 탈환하기 위함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2조3823억원, 영업이익 299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화려한 해외 실적 이면에 국내서는 초라한 실적을 보였다. 오리온의 국내 매출은 2011년 744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4년째 줄고 있다. 지난해는 6491억원까지 주저앉았다. 4년 새 국내서 매출이 952억원이나 사라지면서 2009년 이후 6년 만에 국내 제과시장 매출 3위로 밀려났다.
이에 반해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 열풍으로 지난해 7884억원의 매출을 올려 오리온을 제치고 2위 자리에 올랐다. 해태는 오는 5월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다. 롯데제과는 꾸준히 국내 제과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공교롭게 오리온과 바나나맛 출시 시기가 비슷했지만, 대중에게 친숙하고 인기있는 과일인 바나나로 제품 개발을 꾸준히 해왔다”며 “몽쉘 바나나도 몇 억개 이상 판매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맛파이의 인기로 지난해 출시된 해태제과의 오예스 알밤도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초코와 노란 크림이 어우러진 파이의 연이은 출시에 소비자들은 ‘제과 3파전’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코파이 시장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13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줄었으며 계속 감소 추세”라며 “국내제과 3사가 장수 제품을 좋아하는 기존 소비자와 새로 유입되는 소비자를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으로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