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들이 한국에서 번 돈을 대부분 본사로 송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굴지의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한국에서 영업한 수백억원 규모의 뭉칫돈을 고스란히 해외 본사로 보내면서 국부 유출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총 900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확정해 본점으로 송금하기로 결정했다.
이 회사가 지난해 말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은 총 937억원 규모로, 대부분 이익을 본사로 보내는 것이다. (기준일:2015년 말, 금융감독원)
지난해 8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골드만삭스 역시 지난 29일 이사회를 열고 800억원의 규모의 배당을 확정하고, 본사로 송금했다.
모간스탠리 역시 29일 이사회를 열고 총 360억원 규모의 결산 배당을 확정, 본점으로 송금하기로 결정했다. 모간스탠리가 지난해 벌어들인 당기순익은 366억원 규모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원칙적으로 배당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입장이지만, 업계 안팎에선 이익의 대부분을 해외로만 빼돌리는 외국계증권사의 행태에 대해서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한윤규 금감원 금융투자국장은 “원칙적으로 회사의 배당 정책은 감독 당국이 관여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이를 규제한다면 역으로 국내 증권사가 외국에 진출했을 때도 배당제안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국장은 “배당 가능 이익 범위 내에서 법상 규정을 지켰는지 여부는 당연히 검토해야할 부분이지만 과다배당 여부에 대해서는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