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라이프, ‘대마불사’ 꼬리표 뗐다…미국 정부 상대 SIFI 지정 무효 소송서 승소

입력 2016-03-3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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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블룸버그
▲사진=블룸버그

미국 생명보험회사인 메트라이프가 ‘대마불사’ 꼬리표를 뗐다. 이날 회사 주가는 5% 넘게 급등했다.

메트라이프는 ‘시스템상 중요한 금융기관(Sifi)’ 지정을 취소해 달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승리했다고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워싱턴 법원은 미국 금융안정감시위원회(FSOC)가 메트라이프를 Sifi로 지정해 강화된 규제를 받도록 결정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사실상 보험회사가 미국 금융시스템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금융안정감시위원회(FSOC)의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또한, 이번 판결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주요 업적 중 하나인 도드 프랭크 금융개혁법의 중요한 축이 흔들리게 됐다고 FT는 설명했다.

앞서 메트라이프는 지난해 1월 Sifi로 지정되자 회사 자율성이 훼손된다며 이를 철회해 달라고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Sifi는 부실로 인해 대규모 소비자피해가 발생하고 회생 과정에서 구제금융 등 막대한 재정 투입이 불가피한 대형 금융기관을 말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들이 파산 위기에 내몰리자 금융당국은 혈세를 투입해 이들 기업의 회복을 이끌었다. 이 때문에 큰 기업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대마불사’ 기업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Sifi로 지정되면 기존보다 한층 강화된 조사와 자본확충 확대의 대상이 된다. 유명 월가 투자은행을 비롯해 AIG와 푸르덴셜, 메트라이프 등 대형 보험사도 Sifi로 지정돼 있다.

스티븐 칸다리안 메트라이프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판결을 환영했다. 칸다리안 CEO는 성명을 내고 “오늘 판결은 사법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우리의 결정이 맞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처음부터 우리는 메트라이프의 사업 모델이 미국 금융 안전성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로 메트라이프는 Sifi 지정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면서 일부 사업부 매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판결은 다른 보험사들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종판결까지 이번 사항이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미지수다. 웨스턴 블룸버 FBR캐피탈마켓 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의 투자자가 정부의 승리로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최종 판결은 아직 미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이번 판결은 메트라이프 측에 매우 긍정적 신호를 줬으며 앞으로 싸울 기회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부는 이번 판결에 즉각 반발했다. 재무부는 “우리는 이번 법원의 결정에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우리는 FSOC의 결정이 합법적이라고 확신하며 앞으로도 Sifi 지정과 관련한 FSOC의 결정을 적극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절차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에 미국 정부는 항소할 수 있다. 다만, 항소는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FT는 전망했다.

한편, 이날 워싱턴 법원의 판결로 미국 보험사들의 주가는 급등했다. 메트라이프는 5.35% 뛰었다. 푸르덴셜과 AIG도 각각 2%와 2.12%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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