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부터 국내 담뱃갑에 부착될 흡연 경고 그림 시안 10종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무엇보다 10종 가운데 여성 흡연자를 정면으로 겨냥한 그림이 여러 컷 포함돼 있어 관심이 쏠린다.
문창진 경고그림 제정위원회 위원장은 "경고그림의 효과에 대해서는 이미 광범위한 컨센서스(Consensus)가 도출돼 있다"고 31일 말했다. 문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올해 연말부터 담뱃갑에 부착할 한국형 경고그림 10종을 공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위원장은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당사국 총회 의장직을 수행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회의에서 각국 대표들은 이구동성으로 경고그림의 효과를 얘기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각국의 금연 정책을 볼 때 비(非)가격 정책의 핵심 중 하나가 '경고그림'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상징적 의미가 강하다"고 강조했다. 경고그림 제정위원회에 참여한 민간위원들도 경고그림의 효과를 높이 평가했다.
특히 여성을 겨냥한 경고 그림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공개된 10컷의 경고 그림에는 피부노화와 임산부흡연 관련 경고가 여성 흡연자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흡연으로 인한 피부노화를 경고하는 그림에는 정상인 피부와 흡연으로 노화된 피부를 극명하게 비교할 수 있도록 양쪽의 얼굴을 다른 사진으로 만들어 붙였다. 이어 임산부의 흡연이 자궁 외 임신과 유산, 신생아 사망, 기형아, 저체중아 출산의 원인이 된다고 경고했다. 사진에는 담배연기에 얼굴이 가려진 신생아의 모습도 덧붙였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 남녀의 흡연율은 각각 43.1%와 5.7%다. 이는 2001년과 비교해 남자는 60.9%에서 크게 감소했지만, 여성의 흡연율은 5.2%에서 오히려 0.5%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담뱃갑에 경고그림이 들어가면 사람들이 담배가 훨씬 더 위험하다고 인식하며 동시에 광고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