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휴전 후 최악의 무력충돌로 30여명 사망…러시아ㆍ터키도 긴장

입력 2016-04-03 17:52 수정 2016-04-0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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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가 사실상 점령한 아제르바이잔 영토인 나고르노 카라바흐에서 격추된 것으로 보이는 아제르바이잔 군 헬기. 사진=나고르노 카라바흐 당국 제공
▲2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가 사실상 점령한 아제르바이잔 영토인 나고르노 카라바흐에서 격추된 것으로 보이는 아제르바이잔 군 헬기. 사진=나고르노 카라바흐 당국 제공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군대가 2일(현지시간) 분쟁 지역이자 양국의 경계인 나고르노 카라바흐 자치주에서 충돌해 3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이날 희생자 규모는 1994년 5월 양국이 정전에 합의한 후 한 번의 전투로는 최대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희생자 중에는 어린이 등 주민도 포함됐다는 정보도 있어 희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르메니아의 세르지 사르키샨 대통령은 2일, 아르메니아가 지원하는 분리주의 무장조직이 아제르바이잔의 영토를 제압한 후 1994년 휴전이 합의된 이후로는 ‘최대 규모 군사 충돌’이 발생해 아르메니아 병사 18명이 사망하는 등 약 35명이 사상했다고 말했다.

샤르키샨 대통령은 사망한 것이 자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독립을 선언했지만 국제적으로 승인받지 않은 나고르노 카라바흐 분리파 무장조직 전투원인지, 현지 병사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이날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자국군 헬리콥터가 격추돼 병사 12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양국은 일촉즉발의 상태에 있던 경계선을 넘어 포격해 왔다고 서로 상대방을 비난했다.

나고르노 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 남서부의 자치주이지만 아르메니아인의 비율이 더 높다. 역사적으로 이슬람교도인 소수의 아제르바이잔인이 기독교인인 다수의 아르메니아인을 지배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아르메니아인들은 소련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나고르노 카라바흐의 아르메니아로의 편입을 요구했는데,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취임해 페레스트로이카 등 자유화정책을 시작하면서 아르메니아 편입 운동은 극에 달했고 결국 유혈사태로 번졌다.

그러다가 소련 체제 붕괴 후 나고르노 카라바흐는 1991년 독립을 선언, 러시아의 중재 하에 1994년 휴전 협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평화 협정은 아니었기 때문에 이후에도 산발적으로 전투는 끊이지 않았다.

아르메니아는 친 러시아 국가이며, 카스피해 연안의 산유국인 아제르바이잔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터키에 가깝다. 일각에서는 나고르노 카라바흐 분쟁이 재발함에 따라 시리아 내전을 둘러싸고 계속 대립하는 러시아와 터키 사이의 긴장감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대규모 전투를 계기로 양국에 평화를 촉구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 군대는 나고르노 카라바흐의 일부 지역을 장악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르메니아 정부는 “잘못된 정보”라며 부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양국에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양국에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고 더 이상 피해를 확대시키지 않도록 자제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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