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집단소송 진면목 보여줄 것"… '첫 ELS집단소송' 김주영 변호사

입력 2016-04-07 07:27 수정 2016-04-07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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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51·사법연수원 18기)가 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무법인 한누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투데이)
▲김주영(51·사법연수원 18기)가 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무법인 한누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투데이)

“갑 중의 갑인 글로벌 금융기관이 반칙을 해서 일반 투자자들이 피해를 본 사건입니다. 피해자들은 배상을 받고 회사에 대해서는 불로소득을 뱉어내게 해 집단소송의 진면목을 보여줄 것입니다.”

6일 오후 서울 서초동에 있는 법무법인 한누리에서 첫 증권집단소송 본안 재판을 맡은 김주영(51·사법연수원 18기) 대표 변호사를 만났다. 김 변호사는 '한화스마트 10호 ELS'의 기초자산을 대량으로 매도한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가 사실상 시세조종을 통해 투자자들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보고 소송을 진행해 왔다. 증권집단소송제도가 도입된 지 11년 만에 열리는 첫 사례이기도 하다.

이번 소송은 집단소송을 낼 수 있는 피해자의 범위를 넓게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집단소송 조항에 피해자들이 피고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 1만분의 1을 보유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어요. 이 사건 피해자들은 RBC가 아닌 한화증권이 발행한 주식을 보유한 것이에요. 다행히 법원에서 문제가 된 유가증권을 발행한 회사가 아니더라도 소송을 낼 수 있다고 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앞으로 김 변호사는 RBC가 기초 자산인 SK 주식을 대량매도한 행위를 시세조종으로 볼 수 있는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문제는 상대가 외국은행이라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김 변호사는 “외국계 회사는 수사협조도 안 하고 재판에도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불공정행위가 국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외국 회사를 상대하려면 증거개시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거개시제도는 형사재판 시 국가안보 등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검사와 피고인이 증거를 열람하거나 복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김 변호사는 검찰이 RCB 담당 트레이더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상당 부분 밝혀낸 만큼 RCB의 시세조종을 입증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1998년 '증권선진화제도기획단'에 참여해 집단소송법안 초안을 만드는 데 기여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캐나다 거대 은행인 RBC를 상대로 한 소송을 전략적으로 고른 측면도 있다. RBC의 경우 시세조종 행위가 다른 사례보다 뚜렷하고, 회사 규모도 커 승소하고도 돈을 못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김 변호사는 이번 사건이 집단소송이 실제로 진행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소송 개시 결정으로 드디어 우리나라에서 집단소송제도가 작동하게 됐습니다. 앞으로는 억울함을 당한 피해자들이 큰 비용과 위험을 안고 소송하지 않아도 부당이득을 효율적으로 받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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