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등 고위층 친인척이 역외회사를 세우거나 투자한 사실이 ‘파나마 페이퍼스’를 통해 밝혀졌다고 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파나마 최대 로펌인 모색 폰세카의 자료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인 ‘파나마 페이퍼스’에 따르면 중국 현 지도자들은 물론 공산당 원로에 이르기까지 최고 엘리트 계층의 친인척들이 거론됐다.
중국의 국부인 마오쩌둥의 손녀사위 천둥성이 명단에 있는데 그는 타이캉생명보험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중국 경매업체 차이나가디언옥션의 설립자이다. 천둥성은 지난 2011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역외회사를 설립했으며 현재 이 회사의 유일한 이사이자 주주라고 ICIJ는 밝혔다.
공산당 원로인 고(故) 후야오방의 아들인 후더화는 2003년 버진아일랜드에 세워진 회사의 주주이자 이사로 있다. 후더화는 베이징에 있는 자신의 집 주소를 따서 회사 이름을 등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쩡칭훙 전 부주석의 친인척도 명단에 있었다.
현 지도자 중에는 시진핑을 포함해 장가오리 부총리와 류윈산 중국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등 중국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3명의 친인척이 거론돼 눈길을 끌고 있다.
시진핑의 매형인 덩자구이는 다수의 역외회사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가리의 사위와 류윈산의 며느리도 각각 버진아일랜드에 역외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ICIJ의 보고서에서는 명단에 있는 친인척들이 탈세 등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주장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파나마 페이퍼스는 중국 고위층 친인척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그려내 시 주석이 펼치는 부패 척결 운동에 대한 대중의 냉소적 시각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WSJ는 내다봤다.
중국은 이미 언론 검열을 통해 현지 신문과 소셜미디어 등에서 중국과 관련 있는 내용을 차단하거나 삭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