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손보협회가 이해상충 문제가 있는 보험대리점협회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어 잡음이 일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지원을 받은 대리점이 특정 보험사 상품을 팔아주는 등 소위 ’짬짜미’ 거래와 관련, 보험사의 리베이트성 지원을 금지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두 협회 간에는 예산 지원 관행이 이어진 것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대리점협회는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서 연간 약 3억4000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손보협회는 2009년부터 약 2억4000만원을, 생보협회는 2013년부터 약 1억원을 각각 협찬하고 있다.
생보협회는 자체 예산 중 일부를, 손보협회는 보험사가 내고 있는 제재금을 재원으로 사용해 보험대리점협회를 지원하고 있다. 보험대리점에서 불완전판매가 적발될 경우 해당 상품을 대리점에 위탁한 보험사는 보험대리점에 줘야할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고 과태료 명목으로 자신이 속한 협회에 제재금을 낸다.
결국 생ㆍ손보협회가 보험대리점협회에 협찬하는 지원금은 ‘보험사(회비, 제재금)→생ㆍ손보협회→보험대리점협회→보험대리점’으로 우회지원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이달부터 보험업법 감독규정 개정을 적용해 보험대리점에 대한 보험사의 지원을 금지했다는 것이다. 특정 보험사가 보험대리점을 지원할 경우, 돈을 받은 보험대리점이 해당 보험사의 상품판매만 주력한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보험업개정안에는 보험대리점이 보험회사에 용역·물품 등의 구입을 요구하거나 적법한 절차없이 보험계약자 등의 개인정보를 요구하면 안된다는 내용 등이 명시돼 있다. 여기에는 보험사가 보험대리점 사무실 임차비 등의 지원도 금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와 대리점간 리베이트성 거래를 적극적으로 규제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애매해진 두 협회 관계에 대해선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업법 개정으로 보험사와 보험대리점간의 자금 지원을 제재할 방침인 만큼 협회간 예산지원 등 금전거래도 없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협회는 이익단체로서 회원사의 목소리를 내는 조직”이라며 “이번 보험업법 감독규정 개정은 보험대리점 영업행위에 대한 제재이므로 협회간 지원을 제재할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보험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설계사들이 대거 독립대리점으로 이동해 대리점협회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이라며 “보험협회가 대리점협회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