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의 갑질 논란이 '현대가(家)'로 번졌다. 장본인은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46). 수행기사 매뉴얼에는 "급할 경우 교통법규를 무시하고 달려라"라는 지침을 포함하고 있어 또 다른 파문을 몰고왔다.
8일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현대가 정일선 비앤지스틸 사장(46)이 자신의 수행 운전기사들에게 부당한 대우와 폭언, 무리한 수행 매뉴얼을 제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관련 보도를 보면 정 사장이 지시할 경우 운전기사는 모든 교통 법규를 무시하고 달려야 했다.
정 사장의 전 수행기사 중 한 명인 A씨는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유턴을 하려면 200~300미터를 더 올라가야 하는데 그 시간이 아깝다는 이유로 항상 중앙선을 넘어 불법 유턴해야 했다"며 "삼성역 사거리에서 항상 그렇게 했다"고 증언했다.
다른 수행기사는 "내가 뗀 과태료만 500만원~600만원 정도 됐다"며 "운전할 때 차가 막히면 '왜 이 길로 왔느냐'며 폭언을 서슴치 않았고 뒤에서 머리를 때렸다"고 주장했다.
노컷뉴스가 공개한 정일선 사장의 매뉴얼에는 빨간색 글씨로 '차량 운행 시 빨리 가자는 말씀이 있을 경우 위험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신호, 차선, 과속카메라, 버스 전용차로 무시하고 목적지 도착이 우선'이라고 적혀있었다.
하지만 교통법규를 무시하다 사고가 나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운전사에게 돌아갔다. 수행 기사들은 "불법을 하라 할 땐 언제고 사고가 나면 또 주먹이 날아오거나 잘린다"고 말했다.
현대 비앤지스틸 측은 "대표이사의 긴급한 이동이 필요한 경우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갓길 주행, 과속 등의 교통 위반 행위를 감수하더라도 신속한 이동을 우선시하라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불가피한 경우 교통 위반에 따른 책임을 지우지 않겠다는 의미로 작성했지만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었다"며 "바로잡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