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경선레이스 2위 주자였던 테드 크루즈(텍사스)가 콜로라도주 경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매직넘버’확보 가능성이 줄어들게 됐다. 이에 따라 공화당 지도부가 대선 후보를 지명하는 중재 전당대회 가능성은 더 커지게 됐다.
9일(현지시간)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콜로라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크루즈가 대의원 13명을 추가함으로써 지난 2~8일 진행된 콜로라도 사전 경선에서 싹쓸이 한 21명을 포함해 총 34명의 대의원을 확보했다. 콜로라도에 배정된 공화당 대의원은 총 37명. 이 중 34명이 크루즈의 손을 들어준 것. 나머지 3명은 공화당 전국 전당대회에서 자유 투표권을 갖는다. 트럼프는 콜로라도에서 단 1명의 대의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콜로라도주 공화당 경선은 코커스(당원대회)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와 약간 다른 방식인 전당대회가 열리며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콜로라도는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인 백인 인구 비율이 높아 트럼프 우세가 예상됐으나 최근 낙태 여성 처벌 등의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지지율이 꺾였다.
트럼프가 당내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그의 입지는 오히려 좁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AP통신에 따르면 크루즈가 확보한 대의원은 532명이다. 트럼프는 743명으로 크루즈를 앞서지만 이날 크루즈가 압승을 거두면서 트럼프는 자력으로 공화당 후보가 될 수 있는 과반 대의원을 뜻하는 ‘매직넘버’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게 됐다. 이에 공화당 지도부가 새로운 후보를 지명하는 이른바 ‘중재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트럼프는 오는 19일에 열리는 뉴욕주에 집중하고 있다. 뉴욕주에 걸린 대의원은 9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