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공무원 결시율 25%…행정고시 1차 합격자 20%는 2차 포기…왜?

입력 2016-04-1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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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의 결시율이 25%를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서울 강남구 청담고등학교에서 9급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뉴시스)
▲2016년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의 결시율이 25%를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서울 강남구 청담고등학교에서 9급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뉴시스)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에 지원하고도 시험을 보지 않은, 이른바 결시생의 비율이 26%에 달했다. 사정은 다르지만 5급 행정고시 역시 2차시험 결시율이 20%에 달해 각각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관련업계와 인사혁신처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17개 광역 시·도에서 치러진 국가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에 16만3791명이 응시했다. 애초 4120명을 뽑는 시험에 22만1853명이 원서를 냈다. 그러나 5만8000여명이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아 결시율 26.2%를 나타냈다.

원서 접수를 하고 실제 시험은 보지 않는 이른바 '노쇼(no-show: 예약해놓은 고객이 예약취소 연락 없이 나타나지 않는 상황)' 현상이 공무원 시험에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결시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작년 9급 공채에서는 접수인원 19만987명 가운데 실제 필기시험을 본 사람이 14만1718명이었다. 응시율은 25.8%. 4만9000여명이 접수만 하고 시험은 보지 않았다.

앞서 2011년은 결시율 26.4%를 기록했다. △2012년 27.1%, △2013년 28.1%, △2014년 28.5%를 나타냈다.

이처럼 결시율이 25%를 넘는 이유는 과도한 경쟁률 탓에 응시를 포기하는 지원자가 많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응시 준비가 완벽하지 않을 경우, 경쟁률이 올라갈수록 시험을 포기한 응시자가 많기 때문이다.

사정이 다르지만 높은 결시율은 5급 행정고시 2차에서도 나타난다. 1차 시험에 합격하고도 2차 시험에 응시하지 않는 경우가 2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시험 결시율이 10% 안팎인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2차 시험 결시율이 높은 이유는 1차 시험 합격자의 절반 이상이 의대와 약대생이기 때문이다. 관련업계 보도에 따르면 1차 합격자의 약 60%가 의대와 약대생이다. 이처럼 의대생과 약대생이 행정고시 1차에 지원하는 이유는 행정분야 진출이 아닌 장학금 때문이다.

서울 주요 사립대학교의 경우 국가고시 1차 시험을 통과할 경우 한 학기 등록금을 면제해 준다. 이른바 국가고시 장학금이다. 1차 합격 통지서를 학교에 제출하면 한 학기 수업료가 면제된다. 일부 사립대학교의 경우 별도로 장학금 600만원을 지원해주기도 한다. 1차 시험합격자의 수가 학교의 위상과 연계되기 때문이다.

의대생과 약대생은 장학금을 받기 위해 학과 내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기보다 5급 행정고시 1차에만 도전하는 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본적으로 성적이 뛰어난 이들이 장학금을 위해 행정고시 1차에만 지원하는 경우다.

장학금 수급 요건인 1차 시험에 합격한 이후에 2차 시험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행정고시 2차시험의 결시율이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같은 병폐를 없애기 위해 2017년부터 행정고시 1차 시험에 헌법 과목을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장학금을 위해 행정고시 1차에만 지원하는 이른바 '장학금 사냥군' 병폐를 없애기 위한 대책이다.

이같은 결시율은 국가 예산 낭비를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인사처는 올해 9급 시험에 5만8000여명이 시험장에 나오지 않아 고사장 임대, 시험 감독관 배치, 그리고 시험지 인쇄 등으로 막대한 손실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인사처는 수험생들로부터 받은 1인당 응시 수수료 5000원을 감안하면 순수 국가 예산 약 3억원이 불필요하게 지출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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