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4월 11일 이난영(李蘭影)- ‘목포의 눈물’로 대중가요 시대를 연 노래의 여왕

입력 2016-04-11 10:29 수정 2016-04-1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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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권 미래설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난영 앞에 이난영 없고, 이난영 뒤에 이난영 없다.” ‘목포의 눈물’을 부른 이난영(李蘭影·1916.6.6~1965.4.11)의 본명은 이옥례(李玉禮). 가수 이봉룡(李鳳龍)이 그녀의 오빠다. 이난영은 열 살 때 아버지의 술주정을 피해 어머니가 집을 나간 뒤 어렵게 자랐다. 학교를 중퇴하고, 제주도에서 식모살이하던 어머니를 찾아가 얹혀 지냈다. 주인집 애를 업고 노래하던 그녀의 재능을 알아본 일본인 극장주의 도움으로 일본에 진출하게 됐다.

열다섯 살에 극단 ‘태양극장’에 입단하면서 막간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난영이라는 예명도 극단장 박승희가 이때 붙여줬다. 두 해가 지나 ‘시드는 청춘’, ‘향수’로 데뷔했다.

어려운 시절을 겪던 이난영의 눈물을 ‘목포의 눈물’이 닦아줬다. 오빠 친구인 문일석(文一石)이 ‘애향가’ 노랫말 공모전 1등에 당선된 그 가사에 손목인(孫牧人)이 곡을 붙였다. 그녀의 비음 섞인 노래는 민족의 애환과 울분을 대변하는 국민연가로 자리했다. 2절의 ‘삼백년 원한 품은’을 ‘삼백년 원앙풍은’으로 바꿔 조선총독부에 제출하면서 검열 때문에 발매하지 못할 수 있다는 소문을 퍼뜨려 사람들의 관심과 분노를 조장했다. 노이즈 마케팅이 이 노래의 ‘대박’을 도왔다.

스물한 살에 김해송과 결혼한 이난영은 남편이 작곡한 노래를 부르면서 전성기를 보냈다. 6·25전쟁 중 남편이 실종된 후 5년 동안 가수 남인수와 사실상 부부로 생활했으나 그마저 곁을 떠났다. 한때 미국에 건너가 딸들(그룹 김시스터스)와 함께 공연도 했으나, 돌아온 뒤 고독을 견디지 못하고 남인수가 죽은 지 2년 만에 49세로 생을 마쳤다.

태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올해 차지연이 이난영 역을 맡아 ‘목포의 눈물’을 부르는 영화, ‘해어화’가 1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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