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적자 늪’ 소셜커머스, 고사 위기로 내달린 ‘쩐의전쟁’

입력 2016-04-1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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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일 감사보고서 공개…“아마존을 봐라“

▲쿠팡 배송을 책임지는 '쿠팡맨'.(사진제공=쿠팡)
▲쿠팡 배송을 책임지는 '쿠팡맨'.(사진제공=쿠팡)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 3사가 '1조원 적자 위기설'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규모 투자 유치를 진행하면서 그야말로 '쩐의 전쟁'을 펼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리한 투자와 '제 살 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으로 이들의 적자액이 1조원에 달해 고사 위기에 내몰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업체들은 미국 최대 온라인 유통기업인 아마존이 창업 초기 수년간 적자를 기록했던 것과 비슷한 과정을 밟고 있기 때문에 우려할 수준이 아니며, 오히려 유통의 지도(패러다임)을 바꿔나갈 것을 자신하고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소셜커머스 거래액은 2011년 7900억원에서 지난해 8조원으로 늘었다. 이마트의 온·오프라인 거래액(14조원)의 60% 수준까지 치고 올라온 셈이다. 국내 대표 유통업체를 이끌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쿠팡처럼 적자를 보더라도 최저가 상품을 팔고, 쿠팡을 연구해라"고 주문하는 것만 봐도 이제 소셜커머스는 국내 유통의 한 축이 됐다.

그러나 '소셜커머스 업체가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이란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적은 이익을 남기고 판매한다는 전략을 사용하다보니 이들 업체가 얻고 있는 수익은 그다지 높지 않다. 인건비, 물류센터 확충·유지비 등은 고스란히 업체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적자규모는 1조원에 달할 수 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들 3사는 오는 14~15일경 감사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며, 이미 대규모 적자는 예고된 상태다. 증권업계는 쿠팡이 5000억원대, 티몬과 위메프는 각각 1000억~2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쿠팡의 5000억원대 적자액은 2014년 적자 규모 1215억원에서 1년 새 4배 정도 증가한 수치다. '쿠팡맨'과 '물류센터' 등을 포함한 배송 및 물류 관련 비용이 적자 증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티몬과 위메프의 적자 규모는 적게는 1000억원에서 많게는 2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티몬과 위메프의 2014년 적자 규모는 각각 246억원, 290억원이었다.

특히 양사는 완전자본잠식상태다. 위메프의 자본총계는 2013년 -523억원에서 지난해 -817억원으로 악화됐다. 티몬도 2013년 -699억원에서 지난해 -872억원으로 자본잠식 규모가 커졌다. 쿠팡만 지난해 해외투자 유치를 통해 자본잠식상태에서 벗어났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투자 유치는 계속되고 있다. 외부 수혈을 통해 현재의 사업 영역을 키우고, 점차적으로 자본잠식 또는 적자 상태에서 빠져나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지난 2014년 5월 미국 세쿼이어캐피탈로부터 1억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한 이후 11월에는 미국 블랙록으로부터 3억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후 쿠팡은 지난해 6월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1조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티몬은 지난해 4월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KKR·앵커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으로부터 약 50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를 통해 창업자인 신현성 대표는 그루폰으로부터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다.

또 11일에는 NHN엔터테인먼트로부터 4000만 달러(약 475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티몬과 NHN엔터테인먼트는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쇼핑과 결제, 전자상거래 솔루션 등의 분야에서 협력키로 했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는 "모바일 사용자들의 행동양식과 최신 모바일 기술 트렌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기업인 NHN엔터가 티몬의 역량과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결정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위메프도 사업 영역 확장 정책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8월 김정주 회장의 NXC(넥슨 지주사)에서 1000억원 규모 자본을 유치했다. 최근에는 모건스탠리를 주간사로 선정,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3000억원 규모의 자본 유치를 추진중이다.

이들은 소셜커머스의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이 같은 투자 유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시 말해 아마존과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성공이 국내 소셜커머스 3사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라는 것.

1995년 7월 온라인 서점으로 사업을 시작한 아마존은 1997년 5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고, 설립 6년만인 2001년 4분기에야 처음으로 500만달러(한화 58억원 상당) 이익을 냈다. 영업 이익률 0.5% 수준이었다. 하지만 아마존은 14년 뒤인 지난해 4분기 4억8200만달러(559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 업계 거래액이 지난해 8조원을 기록한 부분은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방증하며,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돈이 몰리는데에는 이유가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소셜커머스가 유통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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