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의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과 관련한 긴급발표를 두고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정부가 통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관련 내용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풍’을 일으켜 4.13총선에서 보수 표를 결집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한겨레’는 복수의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통일부의 집단 탈북 공개 브리핑은 청와대의 지시로 갑작스럽게 하게 된 것으로 안다”며 “통일부가 집단 탈북 사실을 공개하면 북쪽에 남은 가족의 신변이 위험해지며 탈북 사실을 비공개로 해온 전례에도 어긋나는 일이라며 반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정례브리핑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정치권에서 나오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탈북자가 한국 정부에 보호를 요청하면 해외공관 등에 임시 수용한 뒤 입국시킨다. 이후 국가정보원 등의 합동신문을 거쳐 탈북민으로 보호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그런데 이번 경우에는 이같은 절차가 생략된 채 탈북 사실 먼저 공개됐다.
야당은 일제히 청와대가 총선에 개입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과거 보수정권이 선거 때마다 악용했던 북풍(北風)을 또 한 번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언론보도를 통해 집단 탈북 발표가 통일부의 반대에도 청와대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주무 부처의 반대에도 청와대가 나서 직접 발표를 지시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도 이날 중앙선거대책위 회의에서 “청와대는 총선을 코앞에 두고 집단 탈북 ‘사건’을 만들어냈다. 총선이 아니고서는 결코 납득되지 않는 일”이라며 “결국 선거 막바지에 보수 표를 결집시키겠다는 정략적 개입”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