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합의 기대감 커지는데 국제유가는 여전히 안갯속…국제원유시장 3대 시나리오 부상

입력 2016-04-1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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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산유국 회동에서 과연 생산량 동결 합의가 이뤄질 것인가.

국제유가가 막연한 기대감에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40달러 선을 회복했다.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64센트(1.61%) 오른 배럴당 40.3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3월 22일 이후 최고치다. 런던 ICE의 6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도 89센트 상승한 42.83달러로 지난해 12월 4일 이후 4개월래 최고치로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산유국 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유 공급 과잉으로 인한 저유가로 산유국의 재정이 흔들리는 가운데 이번 회동 결과가 그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상품에 중점 투자하는 헤지펀드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시장은 이번 회의를 향해 달아오르고 있다”며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매수세를 유발했다. 회의를 앞두고 짧은 환매가 꽤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중국 등 주요 원유 소비국의 수요가 침체된 가운데 핵 협상 타결로 겨우 원유시장에 복귀한 이란이 증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산유국 회동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해고하고자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산유국이 생산량 동결에 합의하는 것이다. 산유국들의 점유율 경쟁으로 시장은 공급 과잉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이를 타개하고자 지난 2월 베네수엘라의 제안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카타르 등이 생산량을 1월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이들은 다른 산유국이 동참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동의를 얻기 위해 3월 20일 회동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국가의 강한 반발로 인해 회의는 4월로 연기됐다. 시장은 핵 협상 타결과 함께 최대 변수로 부상한 이란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미쓰비시UFJ리서치&컨설팅의 아쿠타 도모미치 연구원은 “합의가 이뤄질 경우, 처음에는 유가는 상승할 것”이라며 “배럴당 45달러 선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닛세이기초연구소의 우에노 다케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익을 챙긴 투기 세력들이 매도에 나설 것이어서 상승세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회의가 결렬되거나 연기될 가능성이다. 이 경우 유가는 하락세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신문은 과거 OPEC 총회에서 감산이 결정되지 않은 전례도 있는 만큼 결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앞서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지난 주에 “제재 이전 수준까지 증산할 것”이라며 “회의에는 시간이 있으면 참석하겠다”고 소극적인 자세를 나타냈다.

이란이 불참할 경우, 다른 나라의 참여를 조건으로 내건 사우디의 주도로 회의 자체가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그 경우 유가는 실망 매도를 유발해 배럴당 3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이란이 증산하면 다른 나라가 감산하는 것이다. 원유 공급 과잉 해소에 그나마 가장 효과적인 가정이다. 이란의 증산을 인정하고 사우디 등 다른 산유국이 감산하기로 합의하는 것이다. 이는 유가를 끌어올릴 가장 효과적인 시나리오이나, 시장 관계자들은 이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신문은 이같은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도 시장에서는 대량 순매수하던 투기 세력이 매도로 돌아서고 있는 가운데 대량 수요자인 항공 및 해운사들은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어 투기 세력과 실수요자간 줄다리기 공방으로 인해 유가의 향방은 쉽게 결정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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