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중남미에서 유행하는 지카바이러스에 대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다소 무서운 바이러스인 것 같다”며 경계를 호소했다.
11일(현지시간) CDC의 앤 슈챗 부소장에 따르면 지카바이러스에 임산부가 감염되면 신생아의 소두증 뿐만 아니라 조산이나 실명 등의 우려도 있다.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열리는 브라질 등에서 지카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카바이러스는 모기를 매개로 하며, 성행위를 통해 감염된다. 감염 되더라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유행하는 지역에서는 인구의 25~80%가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내에서도 30개 주에서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가 존재한다고 한다.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한 슈챗 부소장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섬 전체에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어 수십만 명의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CDC는 푸에르토리코 등지에서 방충제나 피임약 등 감염 방지 키트를 배포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카바이러스 진단·치료 기술 개발을 위해 의회에 19억 달러 규모의 긴급 대책 예산을 승인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반면 야당인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의회는 이를 반대하고 있다.
한편 올림픽으로 수많은 여행자의 방문이 예상되는 브라질에서는 소두증 어린이가 급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임산부에 대해 감염 지역에 되도록 가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