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자장비사업(전장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율주행 관련 연구·개발(R&D) 인력 확보에 나서는 등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차 전장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12일 삼성그룹 채용공고 홈페이지에 따르면 삼성종합기술원은 이달 11일부터 20일까지 ‘자율주행’ 연구직 경력사원을 모집한다. 모집직무는 △자율 주행 △컴퓨터 비전 △인간의 뇌를 모사하는 뉴로모픽·모바일 프로세서 △광학·생체신호 분석 등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전사 조직에 ‘전장사업팀’을 신설, 자동차 전장사업을 공식화했다. 단기간 내 전장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초기에는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향후 계열사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자율주행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뿐 아니라 구글과 애플 등 IT 업계의 화두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차 판매 규모는 2025년 23만대에서 2035년 1180만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자율주행차는 카메라 등 주행환경 인식장치와 GPS(위치정보시스템)와 같은 자동항법장치를 기반으로 조향·변속·가속·제동을 스스로 제어, 목적지까지 주행할 수 있는 차량이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등 성장한계에 다다른 기존 사업을 보완할 새 먹거리로 자동차 전장사업을 택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메모리반도체 업체 처음으로 독일 완성차 업체 아우디의 PSCP(Progressive SemiConductor Program)에 참여하기로 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 PC, 서버 시장은 물론 자동차 시장까지 삼성 반도체 사업영역이 확장된 것이다.
나아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 부품 계열사 역시 모바일·PC 등 전자 분야를 넘어서 자동차 업계로 사업 기반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10월 케미칼 사업 부문을 매각하며 전기차 배터리 기업으로 거듭났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향후 5년간 총 2조원 이상을 투자, 전사 역량을 배터리에 집중해 2020년에는 세계 톱 수준을 달성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차량용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를 중심으로 차량용 카메라모듈 및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 차량용 통신모듈 등 전장부품 시장 공략을 시작했고, 삼성디스플레이도 차량용 디스플레이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