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거진 배기가스 스캔들로 기업 평판은 물론 재무적으로도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된 폭스바겐이 노조와 주주의 불안을 달래고자 행동에 나선다.
폭스바겐은 마티아스 뮐러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임원들의 보너스를 최대 70% 삭감할 계획이라고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파문을 가라앉히려면 회사가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압력에 굴복한 셈이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9월 환경 기준을 통과하고자 디젤차량 배기가스 시스템을 조작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해당하는 차량은 전 세계에서 1100만대에 이른다.
특히 폭스바겐은 4월이 배기가스 스캔들 문제 해결에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납득할 수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압력을 받아왔다.
노조와 주주의 불안과 분노 이외 미국 정부의 강경 자세도 누그러뜨려야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은 지난달 말 폭스바겐에 오는 21일까지 배기가스 스캔들에 관련된 자국 차량 56만5000대에 대한 확실한 해결책을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 폭스바겐이 법원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막대한 벌금을 물을 수밖에 없다.
또 폭스바겐은 오는 28일, 그동안 미뤄왔던 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투자자들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스캔들과 관련한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구체적인 수치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그 비용이 500억 달러(약 57조1750억원)를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또 미국 로펌 존스데이가 독립적으로 배기가스 스캔들을 조사하고 있는데 그 결과보고서도 실적 발표와 함께 나올 예정이다.
폭스바겐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임원 연봉과 관련한 의문에 합리적이고 공정한 솔루션을 찾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보너스 삭감은 스캔들이 터지고나서 수주 만에 최고재무책임자(CFO)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승진한 한스 디터 포에치에게도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그는 승진 이후 1000만 유로에 달하는 보너스를 받아 논란의 대상이 됐다. 폭스바겐은 “포에치 자신의 요구에 따라 보너스가 상당히 삭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