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ㆍ한진 등, 총선후 기업 구조조정 격랑 속으로

입력 2016-04-14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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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채권 발행 확대는 힘들듯

제20대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충격의 참패를 당하며 원내 제1당 자리를 내 준 가운데 금융시장에선 그간 총선을 앞두고 지지부진했던 기업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여당이 주장해온 ‘한국판 양적완화’는 총선 이후 여소야대의 구도 변화로 난항이 예상된다. 따라서 KDB산업은행이 채권을 발행해 구조조정 실탄을 마련하는 방안은 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총선 변수가 사라진 만큼, 한진해운ㆍ한진중공업 등 굵직한 기업들에 대한 경영정상화방안 수립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현대상선 등 일부 여권 인사와 연관이 있는 기업의 구조조정 방향은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한진중공업은 기업구조조정 이슈를 앞두고 있다.

일단 현대상선은 이달 중 선주들과 용선료 인하 협의를 완료하고, 다음달 경영정상화 방안 및 채무재조정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현재 현대상선은 유동성 위기를 탈피하기 위해 부산신항만지분과 벌크전용선사업부, 현대증권 등 굵직한 자산 매각을 완료한 상황이다. 이를 바탕으로 내달 중 경영정상화방안을 마련해 채권단의 지원을 받는 등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최근 실사를 마친 한진해운은 총선 이슈가 사라진 데 따라 그간 미뤄온 자구계획안을 이달 내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이번 달에는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 협의가 어느 정도 가닥을 잡는 만큼, 이를 감안해 자구안을 마련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진중공업의 경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공약으로 내세운 영도 조선소 매각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영도 조선소를 3년 이내에 매각하는 데에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진 상황이며, 해당 내용이 담긴 경영정상화방안을 바탕으로 다음달 중 채권단과 이행약정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예정대로 대기업 신용위험 평가를 진행한다.

당국은 지난 12일 39곳의 주채무계열을 선정해 발표했으며, 이들을 대상으로 5월 말까지 재무상황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중 재무구조가 취약한 계열이나 소속사와는 채권은행이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고 약정 이행상황을 점검하게 된다.

반면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공약으로 내건 ‘한국판 양적완화’는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당의 과반 의석 확보 실패로 여소야대가 꾸려진 만큼, 야당을 설득하는 데에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여당은 산은이 채권 발행을 늘리고 이를 한국은행이 매입해 구조조정 실탄을 마련하는 것을 구상해왔지만, 야당은 이럴 경우 산은의 국제결제은행 (BIS) 비율이 떨어질뿐더러 한은의 독립성이 흔들린다고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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