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경제민심] ‘경제활성화’법안 험로 예고…‘조기 레임덕’ 내몰린 朴정부

입력 2016-04-1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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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개혁 4법·서비스발전법 ‘빨간불’…‘한국판 양적완화’도 추진동력 약화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함으로써 박근혜 정부 하반기 국정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국판 양적완화’공약을 제시해 관심을 끌었던 강봉균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과 원유철 원내대표 등 당직자들이 총선 결과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함으로써 박근혜 정부 하반기 국정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국판 양적완화’공약을 제시해 관심을 끌었던 강봉균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과 원유철 원내대표 등 당직자들이 총선 결과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
4.13 총선이 여당인 새누리당의 참패로 끝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했던 노동개혁 4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새누리당이 20대 국회 공약으로 내걸었던 ‘한국판 양적완화’도 추진력이 약화됐다. 임기를 1년 10개월 가량 남겨두고 있는 박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국회, 특히 야당이 경제활성화에 방해가 되고 있다며 작심한 듯 비판 발언의 수위를 높여 왔다. 하지만 민심은 대통령의 생각과는 달랐다. 청년실업과 수출부진, 가계부채 증가 등이 박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당장 경제활성화법안 통과는 지금 이대로라면 어려울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후반기 경제정책 1순위로 내걸었던 노동개혁 4법 통과는 불투명해졌다. 정부는 청년 고용절벽 문제 해결을 위해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파견법 개정안 등의 국회 통과를 호소해 왔다.

하지만 야당의 반대로 19대 국회에서 문턱을 넘지 못했고, 총선 패배로 20대 국회에서의 처리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서비스법이 청년 일자리를 위해 중요한 법안으로 보고 있지만 야당이 ’보건의료’를 서비스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경제활성화법안을 야당이 반대해 청년 일자리 창출 등 경제 발전이 늦쳐지고 있다고 압박해 왔지만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 지지라는 명분을 잃은 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워졌다.

새누리당이 20대 국회에서 경제공약으로 내세운 '한국판 양적완화'도 지지부진해 질 가능성이 커졌다. 새누리당 강봉균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달 처음 내놓은 이 정책은 여야가 첨예하게 맞붙은 대표적인 공약이다.

한은이 주택담보대출증권(MBS)과 산업은행 채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시중에 필요한 돈을 투입하자는 게 이 정책의 골자다. 새누리당은 이를 위해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며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냈지만, 야당은 문제가 많다며 반대해 왔다.

특히 새누리당 '365 공약실천단'은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포함한 53개 법안을 20대 국회 개회 100일 이내에 발의해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새누리당은 또 20대 국회 경제공약으로 유턴 기업 활성화를 위해 유턴 특구 지정, 국민연금법 개정, 빈집 리모델링법 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원내 1당의 지위를 잃어 야당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새누리당 내에서 총선 패배를 둘러싼 책임론이 제기되고 친박계와 비박계간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보여 박 대통령의 국정을 뒷받침해줄 여당의 지원사격도 당분간은 기대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나아가 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과 당청관계에서의 우월한 지위도 급속도로 약화되면서 레임덕이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애초 정부와 여당은 총선 국면에 밀려 처리하지 못한 경제법안을 가능한 한 19대 국회 내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었다.

19대 국회의 임기가 끝나는 다음 달 29일 전에 마지막으로 열리는 임시 국회를 노리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이 붕괴되며 정부와 여당의 법안 밀어붙이기도 어려워졌다.

일각에서는 야당에서도 강력하게 반대하지 않고 있는 규제프리존 특별법과 관세법 개정안은 19대 국회에서 막바지로 통과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정부는 여당의 참패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여소야대에 적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부 관계자는 "여당도 과반수가 넘지 않고 야당이 2곳으로 늘어나 사실상 3개 정당이 협의를 해야 법 통과가 가능해졌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야당과 협의를 강화해야 하는 숙제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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