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에 따른 중동의 발주 감소와 작년 대규모 분양에 따른 공급과잉에 주춤했던 건설주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재건축 가능 연한이 짧아지며 재건축ㆍ재건설 시장이 활력을 찾은데다, 최근 아파트 리모델링 규제 완화 정책도 반갑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건설사들의 주가 상승세가 매섭다. GS건설은 지난해 말 1만9750원이던 주가가 이날 2만9150원을 기록하며 47.59% 상승했고, 현대건설도 올해 들어 44.31%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대림산업과 현대산업도 각각 36.96%, 24.74% 올랐다.
이들 건설주의 강세는 저유가 영향으로 해외 수주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과 대비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동지역 발주액은 31억달러(약 3조5000억원) 수준으로 전년대비 23% 감소했다. 지난 2014년 1분기에 비해서도 77% 급감했다.
지난해 대규모 분양에 따른 주택 과잉 공급도 문제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으로 여신심사가 강화된데다, 작년 과잉 공급으로 올해부터 신규 주택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NH투자증권은 올해 대형건설사의 주택 신규 수주를 지난해 대비 약 20~30%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재건축과 리모델링에서 해답을 찾았다. 지난해 정부는 재건축 가능 연한을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했다. 이에 따라 재건축과 재건설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실제 올해 재건축 시장은 최고가 논란에도 GS건설의 신반포자이가 평균 37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6일 만에 완판 됐고, 개포지구의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 블레스트지 역시 33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인기를 과시했다.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녹번과 삼송역 역시 1주일만에 조기 완판 되며 흥행했다.
게다가 정부의 아파트 리모델링 규제 완화도 한몫했다. 지난 8일 국토교통부는 공동주택 리모델링에 필요한 주민 동의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주택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입법 예고하고 이르면 8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으로 리모델링 추진에 필요한 주민 동의 요건이 동별 2/3에서 1/2로 낮춰진다. 15년 이상 된 단지는 최대 3개 층을 높이는 수직 증축도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리모델링을 원하는 가구수가 늘며 건설사의 수혜도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규제완화 발표가 알려진 날 GS건설은 8% 급등했고, 현대산업과 두산건설도 각각 6%, 4.21%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반영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성장ㆍ저금리 기조가 계속 될수록 주택정비사업과 리모델링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이라며 “앞으로 재건축과 재개발 시장이 더욱 활성화돼 최근 주춤하던 주택시장을 안정화 시킬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