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총선 이후 달라질 금리ㆍ집값ㆍ재벌 이야기

입력 2016-04-1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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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참패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123석을 확보하면서 원내 제1당에 올라섰고, 국민의당은 호남지역을 석권하며 3당 구도를 마련했습니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김무성ㆍ더민주 김종인ㆍ국민의당 안철수.(연합뉴스)
▲제20대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참패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123석을 확보하면서 원내 제1당에 올라섰고, 국민의당은 호남지역을 석권하며 3당 구도를 마련했습니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김무성ㆍ더민주 김종인ㆍ국민의당 안철수.(연합뉴스)

말 많고 탈 많던 20대 총선 투표가 끝났습니다. 결과는 16년 만의 여소야대.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죠. 또 노동입법과 경제 활성화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나옵니다.

3당의 공약에 따라 경제 정책 시나리오도 달라지고 있는데요. 일단 새누리당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경제 공약의 ‘뜨거운 감자’였던 한국판 양적완화는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반면 돌아선 민심을 끌어안은 야당의 부동산(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ㆍ재벌개혁(지배구조 개선 등) 관련 정책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총선 이후 달라질 ‘돈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한국판 양적완화’ 물 건너간 듯
새누리당이 내놓은 경제공약의 핵심은 ‘한국판 양적완화’입니다. 한국은행이 주택담보대출증권(MBS)과 산업은행 채권(산금채)을 직접 인수해 시중에 돈을 풀겠단 내용이죠. 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붙이고, 가계부채 위험을 덜겠다는 포석입니다.

쉽게 말해 한은이 돈을 찍어 산은으로부터 채권을 사면, 산은은 이 돈으로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라는 얘기입니다. 한은의 발권력을 이용해 돈을 푸는 거죠. 이를 위해선 은행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현행법에선 한은이 살 수 있는 채권을 국채와 정부보증채로 제한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양적완화에 강하게 반대했던 야당이 승리하면서 상임위 상정(재적 의원 5분의 3 찬성)은 어렵게 됐습니다. 여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을 합쳐도 180석에는 턱없이 부족한게 이번 총선의 결과입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전문가들은 ‘한국판 양적완화’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보고 있습니다.

(출처=SK 증권 리서치센터)
(출처=SK 증권 리서치센터)

◇재건축ㆍ재개발 GO! GO!
정권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 어딘지 아십니까? 바로 부동산 시장입니다.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얘기만 나오면 하루에도 수 백만원씩 집값이 오르내리죠. 이 때문에 선거철만 되면 각 당은 ‘부동산’ 카드를 꺼내 들고 유권자 표심 공략에 나섭니다.

원내 1당에 오른 더불어민주당의 공약부터 살펴볼까요? 더민주의 부동산 공약 핵심은 ‘선순환 계층 맞춤형 주거지원’입니다. 2022년까지 550만 주거 취약가구 지원을 확대해 주거빈곤층은 전월세로, 전월세가구는 자가 소유로 도약할 수 있게 돕겠다는 거죠. 신혼부부 주거지원 대상 확대와 매년 15만가구 임대주택 공급도 약속했습니다.

국민의당은 청년희망임대주택을 기치로 내걸었고요. 정의당은 반값임대공정주택(정의스테이)을 공급하겠다고 했습니다.

국민연금 재원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여당과 이견이 있지만, 현재 진행 중인 정부의 임대주택(뉴스테이ㆍ행복주택)과는 별 차이가 없죠. 재건축ㆍ재개발ㆍ리모델링을 통한 주거환경개선 공약도 정부 계획과 대동소이하고요. 부동산 시장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거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7월 종료되는 수도권 DTIㆍLTV 완화인데요. 지난해 야당이 “집값 상승으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어렵게 하고, 가계부채에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반대했죠.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계대출 관리대책 여파로 거래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DTIㆍLTV를 강화하면 집값이 급락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합니다. 한 번 더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출처=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출처=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시동 걸린 ‘김종인 표 경제민주화’…재벌들, 셈법 복잡
‘경제 민주화’는 더민주 김종인 대표의 핵심 어젠다입니다. 그에게는 ‘경제민주화=경영민주화’인데요. 대기업과 중소기업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규제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국민의당 역시 ‘공정성장론’을 주장하고 있죠. 박근혜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활성화 법안과 마찰이 생길 수 있습니다.

더민주는 기업소득 환류세제에서 임금증가분 가중치를 적용하겠다고 공약했는데요. 한마디로 대기업의 곳간에 있는 돈(사내유보금)에 세금을 더 물리겠다는 겁니다. 공익재단을 통한 대기업의 편법 상속을 막는 성실공익법인제도 폐지 공약 역시 칼끝은 재벌을 향하는 것이겠죠. 정부와 여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법인세(과세표준 500억원 이상 기업 법인세율 22→25%)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재벌들 입장에선 좋을 게 없습니다.

‘뜨거운 감자’는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인데요. 삼성생명은 올 초 삼성전자가 가진 삼성카드 지분을 1조5000억원에 전량 인수했습니다.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포석이죠. 하지만 삼성생명(금융계열사)이 지주사가 되기 위해선 삼성전자 지분(2.2%, 약 4조원)을 팔아야 합니다. 금융산업구조개선법상 금융지주사는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5% 이상 가질 수 없거든요.

문제는 돈입니다. 4조원을 마련하려면 부담이 큽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중간지주사법’ 통과인데요. 일반지주사 아래 중간금융지주사를 둬 금융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는 내용이죠. 하지만 이에 대해 더민주는 ‘재벌특혜’ 법안이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총선의 야당 승리가 어떤 영향을 주게될 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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