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프로골프(JGTO) 역사를 새롭게 쓴 김경태(30ㆍ신한금융그룹)가 ‘괴물’ 본능을 드러내며 일본 골프팬들을 놀라게 했다.
김경태는 15일 열린 도켄홈메이트컵(총상금 1억3000만엔, 우승상금 2600만엔) 2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중간 합계 7언더파)로 올라섰다. 특히 17번홀(파5)에서는 고감도 아이언샷과 묘기 같은 퍼트 감을 선보이며 JGTO 최강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경기를 마친 김경태는 담담한 표정으로 기자들 앞에 섰다. 그의 답변은 의외였다.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잡아내며 시종일관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김경태는 “파세이브만 해도 좋다는 생각으로 쳤다. 버디는 보너스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3번홀(파3) 보기 후에도 당황하거나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아쉽게 버디를 놓쳐도 대수롭지 않은 듯 다음 홀로 이동했다. 전환점은 7번홀(파4)이었다. “7번홀 칩샷이 들어가 안심했다. 파로 막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대회장인 도켄타도컨트리클럽은 강한 바람으로 악명이 높다. 거리도 길어서 공격적인 플레이는 금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험 많은 김경태에게는 그리 위협적이진 못했다. “거리감을 맞추는 게 어렵긴 했지만 실수를 해도 좋다는 생각으로 쳤다. 버디를 노리면 오히려 스코어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부담감 없이 플레이했다.”
다음 라운드에 대한 부담감도 없었다. “내일 날씨(16일)가 어떨지 모르겠다(웃음). 그냥 이런 기분으로 계속해서 경기에 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