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30분 연장은 ‘원화 국제화 포석’

입력 2016-04-17 13:25 수정 2016-04-1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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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과의 시간갭 축소..장기적으론 거래소 CCP거래 초석..변동성확대는 풀어야할 숙제

정부가 추진하는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은 원화 국제화의 포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단기적으로는 런던시장과의 시간갭을 축소해 해외 투자자들의 편의를 높이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한국거래소가 개설한 장외파생상품 중앙청산소(CCP, 이하 청산소) 거래를 활성화하는 초석이 될 것으로 봤다.

다만 그렇잖아도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원·달러 환율시장에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외환당국의 관리능력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경(사진제공=뉴시스)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경(사진제공=뉴시스)
17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정부의 외환시장 거래시간 30분 연장 추진과 관련해 이같이 평가했다.

앞서 유일호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 상반기중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을 추진키로 했다. 이 경우 기존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거래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로 30분 연장된다. 이는 한국거래소가 지난 1월부터 주식시장 매매시간을 30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해오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외환시장 거래가 연장될 경우 우선 서울외환시장 마감시간과 런던시장 개장시간간 공백이 축소될 것으로 봤다. 싱가포르를 거쳐 런던시장으로 넘어가는 역외시장(NDF) 흐름도 단축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 경우 해외 투자자들의 거래 편의는 물론 역내(서울) 시장에서의 마켓메이킹(시장 호가조성)에도 긍정적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봤다. 런던시장은 한국시간으로 오후 4시경 개장하고 있는 중이다.

A외국계은행 전무는 “런던과의 거래에서 스와프(SWAP)나 채권도 오후 3시에서 4시까지 거래가 많다. 외환시장만 3시에 끝나 접근성이 부족했었다”며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에서도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거래 편의성을 내세우고 있다. 이번 조치로 24시간 개방 요구에 어느 정도 부합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B외국계은행 전무도 “런던 역외시장(NDF)과의 시간갭이 줄어 전체적인 연속성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역내시장도 마켓메이킹(시장조성)이 좀 더 유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안에 상해에 원·위안시장이 개설된다는 점에서 원화 국제화에도 한발 다가설 것으로 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주식시장 연장과 같은 맥락이지만 올해 원·위안의 상해시장 개설도 예정돼 있다. 위안화의 역내(중국) 거래시간이 더 길다는 점에서 원화도 국제화측면에서 거래시간을 늘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거래소가 개설한 CCP시장 활성화에 대한 복심도 있을 것으로 봤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2014년 6월 CCP 의무청산을 시행하고도 2015년 11월까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적격CCP 승인인증을 받지 못해 한동안 표류하기도 했었다.

A외국계은행 전무는 “장기적으로는 싱가포르에서 이뤄졌던 NDF CCP결제가 한국거래소에서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CCP거래의 초석이 될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거래 연장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간 연장에 따른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당국이 이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시험대에 놓일수 있다고 봤다.

전승지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크다. 정부의 컨트롤이 어려울 수 있어 보인다. 정부 관리능력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A외국계은행 전무도 “원·달러시장에 유동성이 늘어날 것이다. 얼마나 많은 투자자가 유입될지 모니터링해 볼 필요가 있겠다. 관심사이자 기대이며 우려되는 부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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