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리스 동부 레스보스 섬의 난민캠프를 방문했다고 1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교황은 터키에서 유럽을 향해 바다를 건너온 난민들과 면담했다. 레스보스 섬은 이런 난민과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상륙한 유럽 난민위기의 최전선에 있다. 교황은 이곳을 방문해 국제사회에 난민 지원을 호소한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럽 지도자들에게 공통적인 인류애에 입각해 난민문제에 대응할 것을 주문하며 유럽이 인권의 고향이라는 뿌리를 상기시켰다고 WSJ는 전했다.
유럽연합(EU)과 터키가 지난 4일 합의에 따라 불법으로 그리스에 들어온 난민을 다시 터키로 송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난민 보호의 국제적인 규칙에 위배되는 이 조치에 아직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크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서는 난민들이 초래한 각종 혼란과 치안 불안에 이를 옹호하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현재 5만명의 시리아 난민이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교황은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며 “전 세계가 이런 비극적인 장면을 목격하고 이들의 필사적인 요구에 귀를 기울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모두 이민자”라며 유럽 지도자들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교황은 현지에서 그동안 목숨을 잃은 난민들을 위한 기도를 올린 뒤 시리아 난민 12명과 함께 바티칸으로 돌아갔다. 교황은 아르헨티나의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에서 자랐으며 전쟁과 빈곤을 피해 떠돌고 있는 난민들에게 따뜻한 태도를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