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스페셜티커피 탐방기

입력 2016-04-18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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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에서 열린 2016 커피 엑스포에 다녀왔어요. 커피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는 에디터K의 기사를 참고하시고요, 이번 기사에서는 서울의 스페셜티커피를 한 곳에서 맛볼 수 있는 커피네이션(Coffeenation)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해요. 이번 커피박람회에서는 국내 17개의 유명 스페셜티커피 전문점을 한 자리에 모아놨답니다. 서울 커피 투어 할 필요 있나요? 여기 코엑스에서 다 맛볼 수 있는걸요.

COFFEE1. 카페 뎀셀브즈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카페 뎀셀브즈입니다. 종로 2가에 위치한 이곳은 기어박스 사무실 근처라 에디터가 점심시간에 종종 들르는 곳이기도 해요. 테이크 아웃 시 2000원 할인도 되고, 커피 맛도 훌륭한 곳이죠. 오늘은 갓 파더 에스프레소 블렌드를 맛봤는데요, 전반적으로 맛의 균형이 아주 잘 잡힌 커피였어요. 워낙 신선한 원두를 사용해서 첫 맛은 약간 시큼하지만, 이 맛은 금방 사라지고 견과류의 고소한 맛이 아주 오래도록 남아있어요.

COFFEE 2. 180커피로스터스

분당에 있는 180커피로스터스는 2013년 한국 로스팅 챔피언쉽에서 우승한 로스팅 챔피언 이승진 로스터가 운영하는 커피 회사에요. 그중 바이올렛은 이곳이 자랑스럽게 선보이는 대표 블렌드입니다. 말린 베리의 진한 단맛과 산미가 잘 어우러진 커피로, 혀와 목을 지나 커피가 넘어간 후에 카라멜의 맛과 향이 입안에 은은하게 감도는 게 인상적이네요.

COFFEE 3. 앤트러사이트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스페셜티커피하우스 앤트러사이트도 보여요. 합정동의 신발 공장을 개조해 멋진 공간으로 탄생시킨 이곳은 에디터가 애정하는 곳이기도 하죠. 사실 나쓰메 소세끼는 에디터가 너무 좋아해서 집에 두고 가끔 내려먹을 정도랍니다. 톡 쏘는 산미가 매력적인 산뜻한 맛의 커피랍니다. 강한 산미 덕에 입에 닿자마자 침샘이 폭발할 정도죠.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쓰메 소세끼의 아름다운 문체처럼 달콤하면서도 깨끗한 맛이 입안에 오래도록 남아 다음 한 모금을 또 다시 부르는 맛입니다.

COFFEE 4. 빈프로젝트

홍대에 기반을 둔 빈프로젝트는 부스와 컵 디자인까지 홍대 느낌이 물씬 풍겨옵니다. 마셜 스피커에서는 홍대 클럽에서나 나올 법한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어요. 어깨를 들썩이며 이곳 빈프로젝트에서 가장 사랑받는 블렌드 다크 나이트를 마셔봅니다. 신맛이 느껴지긴 하지만 고소한 견과류의 맛이 뒷받침해줘서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아주 잘 잡혀있단 느낌이 드네요. 깊은 커피의 풍미와 깔끔한 여운이 인상적인 맛이에요. 빈프로젝트의 로스터리는 합정에 위치해있고, 커피는 카페 아이두에서 맛볼 수 있다고하니 참고하세요.

COFFEE 5. 엘카페

선유도에 있는 엘카페도 만나볼 수 있었어요. 주변에 빼곡히 들어서 있는 공장 사이에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섬처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내뿜는 매력적인 곳이죠. 실제로 폐공장을 개조해 만든 곳이기도 하구요. 오늘 제가 맛본 커피는 클래식 블렌드입니다. 클래식은 영원하다고 했던가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스펙트럼이 아주 넓은 맛이었죠. 바리스타가 오랜 시간을 들여 정성스럽게 커피를 추출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산미와 단맛 그리고 바디감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며 과연 이름값하는 맛을 내더라구요.

짧은 시간 동안 무려 다섯 잔의 에스프레소를 마셨더니 머리는 어질어질, 속에서는 천불이 난것처럼 쓰려오기 시작하네요. 오늘 커피는 여기까지. 아무래도 오늘 하루 카페인 섭취량을 훌쩍 넘어선 것 같아요. 이제 제 입의 쓴맛을 없애줄 단맛을 찾아 떠나볼까요?

지금부터는 2016 카페 박람회에서 저의 눈과 입을 사로잡은 달다구리들을 소개할게요.

가장 처음 저의 눈을 사로잡은 초귀요미 미니언즈 마카롱. 이걸 아까워서 어떻게 먹죠?

물론 기본적인 모양의 마카롱도 빠질 수 없죠. 라인 프렌즈의 브라운을 초콜릿으로 만든 것도 보여요.

무려 1672년, 프랑스 향료 회사에서 시작한 니나스 파리(NINA’s Paris) 입니다. 역사가 엄청나죠? 게다가 저 핑크핑크한 티박스를 보세요. 여자라면 절대 지나칠 수 없는 비주얼아닌가요. 그중에서도 마리앙투아네트는 니나스 파리의 가장 대표적인 홍차로 베르사유 궁전 옆의 왕립 농원에서 수확한 사과와 장미를 담은 블랙 실론티랍니다.

이름이 마리앙투아네트인 이유는 실제로 그녀가 직접 니나스 파리에 홍차 레시피를 요청해서 탄생했기 때문이에요. 마치 내가 프랑스의 비운의 왕비가 된 기분으로 홀짝홀짝 시음을 해보았어요. 아, 물론 마실 때 새끼손가락을 드는 걸 잊어서는 안 되요. 

달콤한 젤라또도 빠질 수 없죠. 몇 년전, 일본 북해도에서 먹었던 라벤더 맛의 젤라또가 보이네요. 리꼬 젤라또 부스에서는 이벤트에 참여한 사람에게 애플민트 화분을 나눠주고 있어요. 이걸 죽이지 않고 잘 키우면 올 여름 집에서도 모히토를 마실 수 있겠어요. 야호!

한쪽 부스에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왜일까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살펴보니 ‘커피에 그림 그리는 남자’ 이강빈 바리스타가 라떼 아트를 선보이고 있네요. 아니 이게 정녕 라떼란 말인가요? 귀여운 보노보노와 벚꽃 나무 위에 앉은 참새까지 정말 예술이네요.

허쉬 초콜렛을 슬러시처럼 마실 수 있는 부스도 보여요. 만약 에디터의 집앞 편의점에 이런 걸 판다면 저는 아마 매일 이걸 마셔서 살이 피둥피둥 찔거에요. 위험합니다, 이거. 

마지막은 가볍고 튼튼한 원두 컨테이너 브루트입니다. 이렇게 미니 부루트에 선인장을 심어 미니 화분으로 이용할 수도 있네요. 안 그래도 올해엔 집에 무언가를 키워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요 선인장이 딱이겠어요. 

자, 먹을 것도 볼 것도 많은 2016 커피 박람회 구경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날이 참 좋죠? 아직 마땅한 주말 계획이 없다면 이번 주말까지 열리는 커피 박람회보러 코엑스에 들러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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