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밖에서 본 한국 경제 - 박엘리 정치경제부 기자

입력 2016-04-18 11:22 수정 2016-04-18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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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머리를 맞대는 국제회의 현장에 가보니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외국의 시선이 우려만큼 어둡지는 않았다.

한국은 국가채무 비율이 40%도 되지 않을 정도로 재정 여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은 재정건전성을 포기하다시피 한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경기부양을 추진해 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재정건전성이 양호한 나라로 독일과 네덜란드 그리고 한국을 지목하고, 여력이 있는 국가들은 적극적으로 돈을 풀라고 했다.

1997년 11월 외환위기가 발생할 때까지 성장, 물가, 재정운용, 통화관리 등 경제지표들은 비교적 양호한 상태였다. 정부 혁신과 규제완화에 대한 논의도 많았지만 지금처럼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기업들은 투자를 하지 않는 데다, 한계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믿었던 수출 전선도 무너지고 있다.

안타깝지만 중국의 경착륙으로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나라로 한국이 꼽힌다. 중국의 성장 전략이 서비스와 내수 중심으로 바뀐 것은 두고두고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지만 재정과 통화를 담당하는 정부와 한국은행은 현재 상황에 눈을 감고 있는 듯 보인다.

유일호 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할 때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야당을 설득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같은 날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지금은 한은이 나설 상황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사회 안전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 현실에서 정부가 돈을 풀어야 할 곳은 도처에 널려 있다. 서민과 중산층의 주머니에 돈이 쌓여야 내수가 살고 경제가 회복된다. 실탄(돈)은 충분하다. 중요한 건 정부와 국회의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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