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결과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짜이면서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가 키(Key)를 쥔 기업 관련 인·허가 정책들이 총선 이후로 미뤄진 상태에서 정치 지형에 지각변동이 생겼기 때문이다.
18일 정부와 재계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원내 1당을 내주는 대이변이 연출된 가운데 정부가 발표를 앞둔 주요 인·허가 정책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여당인 새누리당과 원내 1당 위치를 확보한 더불어민주당 간 경제정책의 시각차가 크다는 점에서 정부가 검토 중인 인·허가 정책에도 일정 부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새누리당은 ‘한국판 양적완화’에 초점을, 더불어민주당은 ‘경제민주화’에 방점을 둔 정책을 각각 전면에 내세운 상태다. 이를 재계 시각에서 보면 여당은 규제완화에, 야당은 규제강화에 무게를 둔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당장 재계 3대 이슈인 신규 면세점 허가, 은행법 개정안(인터넷 전문은행),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등의 굵직한 정책결정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대기업 간 이해관계도 날카롭게 맞물려 있지만, 여당과 야당이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웠던 주요 현안이라는 점에서다.
야당 측은 신규 면세점 허가에 대해서는 특정 대기업의 독과점을 이유로 난색을 표시했고, 은산분리 완화를 담은 은행법 개정안에도 부정적 시각을 견지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도 불안한 기운이 감지된다. 합병 결사 반대를 외치는 KT 출신의 국회의원 2명이 20대 국회에 입성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조만간 발표할 정부의 인·허가 정책에는 기업 간, 업종 간 이해관계가 밀접하게 상충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하지만 총선에서 여소야대 정국의 결과가 나오면서 진영 간의 희비도 교차하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