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하원에서 17일(현지시간)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하원이 전체회의를 열고 탄핵안 표결을 진행한 결과 전체 513명 의원 중 367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표는 146명이었다. 이날 기권 의사를 밝힌 의원과 표결에 불참한 의원은 반대표로 처리됐다.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 통과에 필요한 찬성표는 전체 513석 중 3분의 2인 342명이었다. 이날 찬성표가 367표에 이르면서 이제 공은 상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앞서 미국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탄핵안 하원 통과를 전망했었다.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됐다고 해도 호세프 대통령이 곧바로 자리에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 하원을 통과한 탄핵안은 상원으로 넘어가게 되며 상원에서는 탄핵 심판 여부를 결정하는 표결에 들어간다. 탄핵 심판 쪽으로 결정이 나면 호세프 대통령은 탄핵심판을 받게 된다.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180일간 호세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다. 이에 호세프 대통령은 이르면 내달 초 직무가 정지될 수 있다. 상원에서 심판을 거쳐 전체 회의 표결에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최종 가결된다.
브라질은 대통령 자리가 공석인 채로 오는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개최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통령 직무정지 기간, 그리고 탄핵안 최종 가결 이후 호세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권한 대행을 맡는다.
호세프 대통령은 임기 동안 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축소·은폐하고 국영 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의 부정부패 스캔들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브라질은 경기침체에 빠졌고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커져갔다.
이날 투표가 진행된 브라질리아는 물론 주요 도시 곳곳에서는 친정부와 반정부 시위자들이 하원 표결 결과를 기다리며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다. 친정부 시위자들은 집권당인 노동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옷을, 반정부 시위자들은 브라질 국기를 상징하는 노락색과 초록색 옷을 입고 거리에 나왔다.
한편 정부와 집권 노동자당(PT)은 탄핵안이 상원까지 통과하면 조기 대통령 선거를 추진할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