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따라잡기] 현대상선 ‘풀썩’…유일호 “정부액션” 언급에 8% 급락

입력 2016-04-18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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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의 주가가 ‘법정관리 가능성’을 시사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으로 18일 급락하며 사상 최저가까지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현대상선은 전날보다 8.01%(-165원) 떨어진 1895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상선은 이날 개장과 동시에 장초반 2000원선이 붕괴됐고, 이어 장중에는 사상 최저가인 1890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1년 전 최고가(9980원)와 비교하면 5분의 1이 된 셈이다. 3년 전인 2013년 8월 2만6187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보다도 더 떨어졌다.

이날 현대상선의 하락은 구조조정을 촉구하는 유 부총리의 발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유 부총리는 15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 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DC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대상선을 거론, “해운사 구조조정이 예정대로 되지 않으면 정부가 액션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 가장 걱정되는 회사가 현대상선”이라고 말했다. 경제부총리가 직접 구체적인 기업 이름을 거론하며 구조조정을 촉구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유 부총리가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때 현대그룹의 주력이었던 현대상선의 추락은 시장에 격세지감을 불러일으킨다. 현대그룹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했던 현대상선은 수 년째 지속된 업황 부진에 재무상황이 극심하게 악화된 상태다. 2008년 금융위기와 이어진 중국 경기둔화 이후 지속된 적자에 빚이 불어났고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697%, 연결재무제표기준 자본잠식률은 76%에 달한다. 알짜 사업부문인 LNG 운송부문과 현대로지스틱스를 매각했지만 회생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궁지에 몰린 현대상선이 희망을 걸 수 있는 곳은 ◇현대증권 매각 ◇용선료(선박사용료) 인하 정도다. 우선 KB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증권의 경우 매각대금은 약 1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숨을 돌릴 수는 있지만 회사가 완전히 살아나기에는 충분치 않다.

업계와 투자자들의 이목은 용선료 협상에 쏠린다. 현대상선은 2000년대 중반 해운업 호황기에 높은 가격으로 맺은 장기 계약에 따라 비싼 용선료를 내고 있는데, 그에 반해 낮은 운임으로 화물을 실어나르면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하지만 선주들을 찾아다니며 용선료 인하협상을 벌이고 있음에도 협상 진행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유 부총리의 발언도 용선료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읽힌다.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에 실패하고 해운 경기가 계속 나빠질 경우 회생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유 부총리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을 통한 출자전환과 매각 등의 구조조정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그 발언의 여파로 현대상선의 주가는 더욱 떨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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