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먼저다] 석유화학, 中, 범용제품 턱밑 추격… R&D·고부가 제품으로 승부건다

입력 2016-04-1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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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중국 수출 비중 84% 넘었지만 中 자급률 높이면서 14%로 감소… 친환경·바이오 등으로 영토 확장

석유화학업계가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고자 연구개발(R&D)과 고부가가치 제품 등에 승부를 걸었다. 주력 제품인 범용제품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이들에서 찾자는 것이다.

범용제품의 한계는 중국 시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 화학제품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으로 석유화학 업계로서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곳이다. 그럼에도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자급률이 상승하면서 범용제품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테레프탈산(TPA)이다. TPA는 방향족 계열 합섬원료로 PET 섬유(폴리에스터 섬유), PET 병, PET 필름 등의 제조에 사용되며, 파라자일렌(PX)이 주 원재료이다. 중국은 글로벌 TPA 수요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생산된 TPA는 2013년 이전까지 주로 중국으로 수출됐다. 2011년 기준 한국의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84%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2012년과 2014년 각각 1000만톤 규모의 생산설비가 추가되면서 TPA 자급률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13년 이후 한국 제품의 중국에 대한 수출 물량이 급격히 감소했고, 2015년에는 대 중국 수출 비중이 14%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중국의 석유화학 자급률 상승이 TPA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의 전체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은 2010년 64.9%에서 지난해 80.1%로 높아졌다. 이에 BR, SBR 등의 합성고무와 PS 등의 합성수지가 TPA의 뒤를 이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중국이 석유화학 제품 최대 수요처에서 최대 수출국으로 변하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화학산업이 철강산업의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중국 자체의 생산 물량이 넘치면 한국 시장에 역진출해 문을 닫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것.

이에 석유화학 기업들은 R&D에 총력을 쏟는 한편 주력 제품을 범용제품을 넘어 프리미엄 제품 군으로 옮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LG화학은 100억원을 투자해 중국 광저우(廣州)에 화남테크센터를 개소해 현지 맞춤형 R&D 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 한화케미칼은 기존 PVC의 단점을 보완한 고부가 제품 CPVC와 친환경 가소제를, SK케미칼은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 에코젠과 의약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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