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노 회장, ‘눈도장’ 찍은 한화 3세ㆍ면세점 CEO 비밀회동… '루이비통' 티켓은 누구 손에

입력 2016-04-20 16:53 수정 2016-04-2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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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면세점 티켓을 거머쥔 신규 사업자들이 명품 유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18일 한국을 찾은 세계적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총괄회장과 연쇄 회동을 벌이고 있다. '반쪽짜리 면세점'이란 불명예 꼬리표를 달고 있는 만큼 '명품'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이들의 노력이 면담 성사에 이어 루이비통 티켓 확보까지 이어질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은 보그·지큐·배니티 페어 등의 잡지를 발행하는 미디어그룹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Conde Nast International)이 20~21일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여는 컨데나스트 럭셔리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행사 일정을 제외하고 아르노 회장의 동선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지만, 업계는 신규 면세점 업체들과의 회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를 따 낸 신라아이파크(용산), 신세계(중구), 두산(동대문), 한화 63갤러리아(여의도) 등 새내기 면세점들은 3대 명품을 유치하지 못한 상황이여서 아르노 회장과의 면담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은 18일 방한해 숙소인 서울신라호텔에 체크인하기 전 서울 중구 회현동 신세계 본점 루이비통 매장을 가장 먼저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 사장과 비밀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 측은 "아르노 회장과 만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비밀리에 만나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 유치 논의를 했을 공산이 크다.

19일 오전 아르노 회장은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명품관 에비뉴엘에 나타나 자사 매장을 둘러보고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와 인사를 나눴다. 아르노 회장은 백화점에 위치한 샤넬·루이비통·펜디 매장 등을 둘러보며 한 시간가량 머물다 돌아갔다.

이후 오후 4시30분께 아르노 회장은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자사 브랜드 매장을 순회했으며 이 자리에는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와 면세점 사업에 관여하고 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장(갤러리아면세점 TF 차장)이 동석했다.

한화 측은 공식적으로 "LVMH그룹의 루이비통, 크리스찬디올 등 브랜드 매장을 순회하며 브랜드 현황에 대한 전반적의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갤러리아면세점63이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 등 이른바 '3대 명품' 매장을 유치하지 못한 채 지난해 12월28일 프리 오픈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자리에서 매장 유치와 관련된 얘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높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만났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19일 오전 아르노 회장이 호텔신라 1층'라이브러리' 카페에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어머니 홍라희 리움 관장을 만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호텔신라측은 "행사차 참석한 아르노 회장과 이 사장이 우연히 같은 공간에만 있었을 뿐, 만난 것은 아니다"라며 회동 사실을 부인했다.

만약 이날 카페에서 만나지 않았더라도, 아르노 회장이 신라호텔에 머물고 있는 만큼 꼭 한번의 만남은 있을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두산 면세점 전략담당 전무도 아르노 회장과 접촉 가능한 후보자 중 한 명이다. 특히 이번 행사의 주최측인 미디어그룹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이 발행하는 잡지 보그와 지큐의 한국 판권을 두산이 갖고 있기 때문에, 컨데나스트의 협조를 받아 아르노 회장과의 면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20일 행사가 신라호텔에서 두산면세점 후원으로 열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날 오전이나 오후에 만남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르노 회장은 지난 2012년 방한 당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부진 당시 호텔신라 전무 등을 하루에 모두 만나 눈길을 끈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르노 회장의 이번 방한은 루이비통의 신규 면세점 입점 등을 논의하기 위한 것은 아니지만, 신규 면세점의 명품 유치가 시급한만큼 면세점 CEO들이 비밀 회동을 통해 명품 입점 논의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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