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부총리는 취임 100일을 앞두고 지난 19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4대 부문 개혁에 산업개혁을 더해 ‘4+1’ 개혁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신산업에 대한 세제ㆍ재정 지원 계획을 밝혔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자율주행자동차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세제ㆍ금융지원 방침을 밝혔다. 기업 구조조정도 속도를 더 낼 방침이다. 유 부총리는 “구조조정 대상 중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업종에 대해 올 상반기 중 관계부처 협의체에서 취약상황을 종합점검한 뒤 부실기업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따라 구조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 부총리의 정책 의지가 대내외적인 여건 등을 감안해 볼때 순탄치 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100일 동안 해온 것보다 박근혜 정부 남은 임기 동안이 더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정ㆍ세제를 총동원하고 있지만 각종 지표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각종 경제현안이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하는 등 경제활성화를 위협하는 요인이 산재해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제가 6%대의 ‘중속성장’에 접어들었다는 점이 커다란 악재다. 더구나 중국은 수출, 투자 중심에서 소비 중심으로 성장 구조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대중 수출품 가운데 부품, 반제품 등 중간재 비중이 80%에 가까운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큰 타격이다. 내수에서 소비와 투자에 대한 불안감도 가시지 않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앞으로 수출 부진이 심화하면서 임금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고용 증가세도 낮아져 가계구매력이 작년만큼 늘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소야대 정국으로 여당이 정책 주도권을 상실하면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핵심 경제정책인 4대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 법안 추진도 제동이 걸렸다.
현재 소위 구조개혁 지원법으로 불리는 노동5법 가운데 파견법과 기간제법, 경제활성화법인 서비스산업발전법에 대한 여야간 입장차가 극명한 상태다. 총선 직전 야심차게 발의된 규제프리존특별법 역시 표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적절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으로 성장 동력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지적했다. 하지만 경제심판론을 내세워 총선에서 승리한 야당이 재정 확대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쉽사리 응해줄 지 미지수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가 다시 침체할 우려가 커진 만큼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고려해야 한다” 며 “(정부가) 여소야대 정국에서 정책 추진 동력을 상실하지 않으려면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가계부채 문제 해결 등 법 개정 없이 추진할 수 있는 것들이라도 강력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