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난치성 생식기 사마귀, 재발 없이 치료하려면

입력 2016-04-2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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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 주변에서 처음 발견된 좁쌀 같은 것이 닭벼슬처럼 징그럽게 점점 퍼지고 있다면, 이것은 성접촉을 통해 주로 전파되는 생식기사마귀, 곤지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콘딜로마일 가능성이 크다.

콘딜로마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성감염성 질환이다 보니, 처음 방문한 병원에서 재발이 잦아 치료가 잘 안 되는 난치병이라는 얘기를 들으면 환자들은 1차 충격을 받는다. 실제로 여러 번 재발을 겪게 되면 2차 충격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로 우리병원을 찾은 환자들을 많이 보아 왔다.

콘딜로마는 성 접촉 같은 밀접한 접촉을 통해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생기는 만큼, 드러내놓고 치료받기도 어렵고 이전 병원의 콘딜로마 치료 과정 중에 마음의 상처까지 얻은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따라서 콘딜로마 진료에는 상담시간을 더 할애해 환자의 병변 상태와 치료방법, 치료 예후에 대해 가급적 많은 정보를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콘딜로마 재발을 경험한 환자들은 재발 두려움과 치료 시 통증에 대한 공포 때문에 쉽게 지치기 쉽다. 그러나, 치료를 잘 받고 3~6개월간 정기적으로 관찰하면서 면역력을 키우면 재발하지 않고 완치될 수 있다.

콘딜로마의 치료에는 고주파 전기소작술, 레이저 치료, 약물치료 등 국소적 치료방법이 주로 이용되는데,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꼼꼼하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며, 면적이 넓거나 수가 많을 때는 완치될 때까지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 치료 후 눈에 보이는 병변이 없어진 후에도 원인균인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존재할 수 있어 일정기간 추적 검사는 물론, 함께 감염되었을 수 있는 다른 성감염성 질환에 대해서도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생식기 사마귀도 예방해 주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아쉽게도 이미 발생한 콘딜로마의 치료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콘딜로마에 걸린 경험이 있다면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자궁경부암 백신도 접종해 주어야 한다.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취약한 체질이나 중복 감염이 쉬워 다른 유형의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의해 자궁경부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콘딜로마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접종과 함께 매년 1회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진도 반드시 받도록 한다. 또한 콘딜로마를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남성에게는 음경암, 항문암 같은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남자친구나 배우자도 같이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콘딜로마는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우선은 다른 성감염질환 예방법과 마찬가지로 충동적인 성접촉은 피하고, 안전하게 성생활을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생식기사마귀는 콘돔으로 예방 되지 않는다. 제일 확실한 콘딜로마 예방방법은 성생활 시작 전 나이에 생식기 사마귀 예방도 가능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해 주는 것이다.

마침 올해 7월부터 국가예방접종(NIP) 사업에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이 포함되면서, 만 12세~13세 소녀들은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올해 2차 접종까지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만 14세 이상 여성은 3차까지 접종해야 하지만, 만 14세 이하 여성은 2차 접종만으로도 충분한 항체 형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7월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1차 접종을 하면, 겨울방학 때 2차 접종을 하게 되어 잊지 않고 접종을 완료할 수 있게 스케줄 잡기도 편리해진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무료 접종을 받으려면 가까운 산부인과를 방문하거나, 예방접종 도우미 사이트에서 가까운 병원을 검색해 방문하면 된다(노원에비뉴여성의원 조병구 원장. 산부인과전문의,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총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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