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대선 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뉴욕 프라이머리 압승 이후 월가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5명의 미국 대통령 후보 가운데 월가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이 거의 확실시되면서 주식시장에서 호의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다우와 S&P500 지수가 상승하면서 연중 고점을 찍자 클린턴 후보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 날 주가상승은 국제유가 상승과 금융주 급등이 주요인이지만 클린턴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되면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 때 처럼 주식시장의 호조세를 재연시킬 수도 있다는 희망이 확산되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기간에 S&P500지수는 145.0%나 올라 1980년대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경제가 좋았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임기간에도 48.2% 오르는데 그쳤고 조시 부시 대통령 재임기간에는 0.8% 하락한 것과 비교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클린턴 후보 관련 기대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클린턴 후보가 오바마정부의 의료보험제도(오바마 케어)를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공약함에 따라 커뮤니티 헬스 시스템(CYH), 호스피탈 코퍼레이션 아메리카(HCA) 등 대형 병원 체인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오바마 케어가 확산되면 저소득층의 의료보험 및 의료비 부담이 줄어들어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클린턴 후보가 시리아사태와 남중국해 대치상황 등에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움에 따라 최대 군납업체인 노스럽 그러먼 주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 회사는 잠수함, 전투기 등을 미군에 공급하고 있다.
청정에너지 관련주도 부상하고 있다. 2020년까지 5억 개의 태양광패널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에 힘입어 인스톨러 선런, 엘론 머스크의 솔라시티, 선파워 등 태양광산업 관련 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공화당 후보에 비해 강력한 기후변화 대응정책을 제시함에 따라 환경관련 주식도 강세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반해 의료보험과 제약 관련 주식은 보험료 인하 압박과 터무니 없이 비싼 약 값을 낮추겠다는 공약의 여파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주가는 대통령의 정책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에는 방위산업과 석유산업 주가가 급등했고 버럭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헬스케어 관련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