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4월 23일 미겔 데 세르반테스 소설 ‘돈키호테’를 쓴 에스파냐 국민 작가

입력 2016-04-2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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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권 미래설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반짝인다고 다 금이 아니며, 모든 사람이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것은 아니야.” 소설 ‘돈키호테’에서 산초판자가 아내 테레사에게 한 말이다. 부의 상징으로 등장한 은수저는 이 구절에서 유래됐다.

미겔 데 세르반테스(1547.9.29~1616.4.23)는 이탈리아 주재 에스파냐 군에 자원입대해 역사상 유명한 레판토 해전에 참가했다가 왼손에 상처를 입어 평생 불구가 됐다. 귀국길에 지중해 해적의 습격을 받아 5년간 알제리에서 노예생활도 했다. 37세에 19년 연하인 카타리나라는 부농의 딸과 결혼했으나 빈곤하고 불우한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다.

명작 돈키호테는 58세 때인 1605년에 1부가, 1615년에 2부가 각각 출판됐다. 당시 에스파냐에서 유행하던 기사(騎士) 이야기의 패러디에서 출발되었다. 에스파냐의 국왕 필리프 3세는 어떤 사람이 길에서 책을 읽으며 눈물을 줄줄 흘리고 배꼽이 빠져라 웃어대는 꼴을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저건 미친 놈 아니면, ‘돈키호테’를 읽는 놈이로군.” 지금은 최초의 근대 소설이며, 에스파냐의 국민문학이며, 단테의 '신곡'이나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버금가는 세계 문학의 걸작 가운데 하나로 여겨지지만, 본질적으로 유머소설이었다.

등장인물만 650여 명이나 되는 이 방대한 소설은 상당히 지루하다. ‘재산보다는 희망을 욕심내자.’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소설을 읽기보다 문구를 인용하는 이들이 많다.

그는 셰익스피어와 함께 성격 묘사의 요령을 터득한 보기 드문 작가였다는 평을 듣는다. 그는 1616년 4월 23일 셰익스피어와 같은 날 사망했다. 인간의 또 다른 '전형' 돈키호테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300 편 이상 영화로도 제작됐다. 올해 타계 400주년 행사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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